'이변의 쇼트트랙' 女 울고 男 웃었다…황대헌, 2전3기 끝 '쾌거'
황대헌·임효준 男 500m 은·동메달
최민정·심석희·男 5000m 계주 '노메달'에 그쳐
남자 쇼트트랙의 '겁없는 막내' 황대헌이 2전 3기 끝에 평창올림픽 첫 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임효준은 동메달을 추가하며 한국 쇼트트랙 역대 최초로 남자 500m에서 두 개의 메달을 획득한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여자 1000m, 남자 5000m 계주가 차례로 열렸다.
이날 한국은 최대 3개 금메달을 추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여자 1000m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최민정과 심석희가 결승에서 넘어지면서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여자 1000m 준결승 2조에 나란히 배치됐다. 심석희는 1분30초974의 기록으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 결승 진출권을 확보했으나, 최민정은 3위로 밀려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중국의 취춘위에게 페널티가 내려지면서 어드밴스로 결승에 합류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승에 진출했으나 결승도 만만치 않았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결승 마지막 바퀴에서 서로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이날 충돌로 최민정은 3관왕의 꿈이 깨졌고, 심석희는 개인전 금메달 기회를 날렸다.
또 다른 금메달이 기대됐던 남자 5000m 계주 역시 노메달로 마무리됐다. 곽윤기, 서이라, 김도겸, 임효준으로 구성된 남자 5000m 계주 대표팀은 네 팀 중 4위로 골인했다.
선수들은 레이스 초반 선두에서 출발해 중국에 이어 2위 자리에서 중반까지 레이스를 이어갔으나 20여 바퀴를 남기고 임효준이 넘어지면서 뒤쳐졌다.
터치에 시간이 지체되면서 앞 팀과 한 바퀴 이상 벌어진 대표팀은 간격을 좁히지 못한 채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여자 대표팀이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따낸 데다, 남자 대표팀의 기량이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라 금메달이 기대됐던 상황. 하지만 12년 만의 정상 탈환을 꿈꾸던 남자 5000m 계주는 결국 4위로 마감됐다. 헝가리가 금메달, 중국과 캐나다가 각각 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다행히 여자 1000m, 남자 5000m 계주 '노메달'의 아쉬움은 남자 500m에서 나온 두 개의 메달로 달랠 수 있었다.
쇼트트랙은 전통의 '효자종목'답게 이날만 2개의 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남자 500m에서 황대헌과 임효준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수확한 것이다.
이날 남자 500m에는 임효준, 황대헌, 서이라가 나란히 출전했다.
임효준과 황대헌은 남자 500m 준준결승에서 각각 조 1위,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서이라는 3바퀴째 돌던 도중 코너에서 한톈위(중국)와 엉켜 넘어지면서 탈락했다.
준결승에서 2조에 함께 배치된 임효준과 황대헌은 나란히 조 1, 2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은 한층 치열했다. 황대헌은 결승에서 39초854의 기록으로 우다징(중국·39초584)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임효준은 39초919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남자 500m에서 메달 두 개가 동시에 나온 것은 최초다.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채지훈이 금메달을,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안현수가 동메달을 땄으나 한 번에 두 명이 메달을 딴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