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순수저축성예금(정기예금) 금리 추이./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하반기 예대율 규제 앞두고 수신 금리 인상, 예·적금 특판까지
은행들이 올 하반기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수신 고객 유치에 나섰다. 향후 기업대출 확대로 예대율이 떨어지는 걸 막으려면 예수금을 충분히 쌓아둬야 하기 때문. 이에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고 특판을 실시해 예금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순수저축성 예금(정기예금)의 금리는 지난해 1월 1.47%에서 12월 1.78%로 0.31%포인트 뛰었다.
순수저축성 예금 금리는 지난 2016년 6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1.25%)로 떨어진 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1% 초중반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1월에도 1.47%를 시작으로 9월까지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10월에 1.59%, 11월 1.74%까지 뛰다가 11월 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올리면서 12월엔 1.78%까지 올랐다.
여기에 올 하반기 예대율 규제가 예고돼 있어, 은행들은 당분간 수신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올 하반기부터 가계대출을 옥죄고 기업대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예대율 규제를 시행한다. 예대율은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로, 은행이 과도하게 대출을 늘리지 못하도록 한 대표적인 유동성 규제다.
이번 규제는 은행권의 예대율 산정 시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15%까지 늘리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까지 낮추는 게 핵심이다. 가계대출은 억제하는 대신 혁신·생산적인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규제가 시행되면 가계대출 비중이 큰 은행의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져 추가적인 자본확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이번 자본규제로 은행권의 평균 BIS 자기자본비율이 0.14%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해 9월 기준 전 은행권의 평균 예대율은 96.8%로, 이번 개편 방안이 적용되면 현행 규제 수준인 100%에 가까워지거나 일부는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Sh수협은행이 2월 1일부터 두 달간 연 최대 2.6%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마니드림 특판'을 실시한다. SC제일은행은 오는 20일까지 모집금액에 따라 최대 연 2.2%의 금리를 제공하는 디지털 전용 정기예금 'e-그린세이브예금' 공동구매 특판 이벤트를 실시한다./각 사
이에 은행들은 우선 예수금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인상해 예금 고객을 유치하는 추세다. 특판(특별판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Sh수협은행은 2월 1일부터 두 달간 연 최대 2.6%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정기예금 마니드림 특판'을 실시한다. 최대 연 3.5%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독도사랑학생적금특판도 실시한다.
전북은행은 3월 2일까지 개인(개인사업자 포함) 및 일반법인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상반기 고객감사 특판 예·적금'을 판매한다. 특판 예금은 연 최대 2.40%, 특판 적금은 연 최대 2.65%의 금리를 제공한다. 2월 19일부터 23일까지는 청소년 고객을 위해 5일간 최대 연 3.0%를 제공하는 봄맞이 적금이벤트로 한다.
경남은행은 오는 28일까지 모집금액과 계좌수가 늘어나면 우대금리도 높아지는 '투유공동정기예적금'을 판매한다. 예금의 경우 기본금리 1년 이상은 연 2.0%, 2년은 연 2.1%에 최대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적금은 3년 이상 가입 시 기본금리 연 2.3%에 최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SC제일은행은 오는 20일까지 모집금액에 따라 최대 연 2.2%의 금리를 제공하는 디지털 전용 정기예금 'e-그린세이브예금' 공동구매 특판 이벤트를 실시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통 연말엔 예·적금 만기가 도래해 예금이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특판을 실시하고, 1월엔 새해맞이 우대금리 등을 제공하며 예금자를 모은다"며 "올해는 하반기부터 예대율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이전보다 예수금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계절적 이슈 등과 관계없이 금리 인상이나 특판 등을 전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