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편의점주의 38%가 쉬는 날 없이 일하고, 평균 식사시간은 15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시내 5대 편의점주 951명의 근무시간과 휴식일 등 실태조사와 편의점 24시간 의무영업에 대한 시민 1000명의 인식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추석 박원순 서울시장의 편의점 방문과 간담회에 이은 후속조치다. 서울시는 편의점주의 노동시간과 휴식일 보장 여부, 심야영업 여부, 건강상태 등 근무환경과 적정 영업지역 보장, 근접출점 여부 등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365일 24시간 점포를 운영해야하는 편의점주의 주당 노동시간은 65.7시간으로 일반 자영업자에 비해 주당 평균 17.4시간 더 많았다. 국내 전체 자영업자 주당 근무시간은 48.3시간이다.
편의점주 10명 중 8명은 명절 자율영업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조사대상 편의점 본사 중 이마트24는 자율 영업시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시민 10명 중 7명은 심야 자율영업제에 찬성했고, 6명은 명절 자율휴무제에 찬성한다고 답변하였다.
근무 중 한 끼 식사시간은 평균 15.6분으로 대부분 편의점주들이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쉬는 날 역시 평균 2.4일(2주당 1일 꼴)에 불과했다. 조사대상의 37.9%는 아예 쉬는 날이 없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7명은 장시간 근무로 인해 1개 이상의 건강 이상 증세를 보였다. 건강 이상 유형은 소화기 질환이 57%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관절질환(44.5%)', '디스크질환(34.8%)', '불면증(29.3%)', '우울증(22.5%)'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주 대부분은 명절 때 고향에 가지 못했다. 응답자의 82.3%는 작년 추석 때 영업 했고, 전체 응답자의 86.9%는 명절 당일 자율영업에 찬성한다고 답변하였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93.1%는 현재 심야영업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중 심야영업을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62%로 나타났다.
가맹본사가 영업 지역 내 신규 편의점 출점 동의서 작성을 요구할 경우, 본사와의 관계를 생각해 거부하기 어렵다는 호소도 나왔다.
한편, 서울시민 가운데 명절 편의점 자율휴무제에 대한 찬성율은 65.3%로 나타났다. 심야시간 자율휴무제는 71.4%가 찬성했다.
서울시는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모범거래기준 수립·배포와 법령개정 건의 등을 통해 편의점주 근로환경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상시적으로 서울시 불공정피해상담센터(상담예약 120)를 통해 가맹본부가 편의점주에게 동의서를 받아 해당 영업지역 내에 신규 출점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정위에 조사의뢰할 예정이다.
강태웅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휴일, 심야영업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영업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편의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와 근로자의 휴식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