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호반건설 선정…장부가 대비 손실, 추가 손실처리 안할듯
KDB산업은행이 3조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대우건설을 절반가량 손해보고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는 호반건설을 선정했다.
산은 전영삼 자본시장부문장은 31일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부가 이상 매각이라는 조건은 비금융 자회사의 원활한 매각에 역효과를 낼 수 있어 시장가 매각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제기한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공정가치 기준 판단 하에 대우건설 현 주가를 감안하면 30%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었기 때문에 헐값 매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전 부문장과의 일문일답.
-대우건설 매각 조건이 지분전략 매각에서 분할 인수로 바뀌었는데.
"2016년 10월 이사회에서 매각 추진을 의결했을 때 이사회에 일부 지분 매각도 가능한 것으로 의결했다. 산은이 최대 지분 매각을 신속히 하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일단 전략 매각을 추진하되, 투자자의 니즈도 감안해서 그 부분을 의결했다. 공고시 전략 매각이라고 했지만 예비 입찰 안내서에는 일부 지분 매각이라는 내용도 포함됐었다. 당초부터 매각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산은의 매각 전략이다."
-현재 대우건설 매각가가 초기(3조2000억원)에 비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데.
"공정가치 기준으로 판단했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30일 종가 6140원)를 감안하면 최근 평균 주가 수준에서 이번 입찰가액이 약 30% 정도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형성돼 있다. 공정가치를 감안하면 최근 논란이 된 '헐값 매각' 주장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금요일에 대우건설 우선협상자를 발표하기로 했었는데, 연기한 이유는.
"지난주 발표 예고는 공식적 스케줄이 아니었다. 또 입찰 이후 주관사들이 평가를 진행하는 입찰제안서 내용 중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협상을 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됐다. 시장에서의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지난 주말에 계속 작업해서 오늘 오전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했다."
-입찰제안서상 애매했던 부분은.
"풋옵션에 대한 담보 부분이 가장 큰 이슈였다. 산은 입장에서는 파생 거래에 따른 카운터파티(거래상대방들)의 리스크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옵션 거래는 장외 사적 거래기 때문에 그 리스크를 확보해야 하는 부분 있다. 풋옵션 행사 시 산은의 지분을 인수하던지 아니면 그 가격으로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지 부분에서 호반건설의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의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 담보력을 보강하는 방법에 대해 의견 조율이 필요했다. 현재로서는 유수 금융기관의 매입 보장, 지급 보장의 형태로 담보를 보강하는 걸로 1차 합의를 본 상태다.
-호남기업 특혜론에 대해서는.
"전체 주관사가 국내 188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고 13개 투자자가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그중 10개 업체는 기준에 미달했고 (기준에 부합한) 3개 업체 중 한 곳이 호반건설이었다. 최종 입찰에서 호반건설 외 두 개 예비입찰자가 참여하지 않았다. 호반건설을 염두에 두고 (매각 절차를) 진행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상적인 공개경쟁 입찰을 통한 결과다."
-향후 매각 조건을 바꿀 수도 있나.
"주요 매각조건에 대한 부분은 호반과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 가격 조건이나 풋옵션 조건에 대해서는 합의했고, 주요 인수 조건의 변경 사항은 없을 것이다. MOU 때 최종 결론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반에서 대우건설의 지분 10.75%를 남겨둔 이유는.
"2대 주주로 산은이 같이 가기 원했던 게 제일 큰 이유다. 대주주 변경에 따라 시장에서 대우건설의 원활한 파이낸싱을 조금 불안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다. 풋옵션 지분을 두면 산은은 대우건설의 경영정상화를 적극 지원하고, 호반도 인수 이후 경영 안정화 이룰 때까지 파이낸싱 등 부분에서 불안요소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년 후 호반이 풋옵션을 감당하지 못하면 남은 지분은 또 팔아야 하나.
"금융기관 담보 보증 증권이나 매입 인수 협약이 전제되는 조건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 10.75%가 2년 이후 철회 안 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된다. 현재 호반건설 측에서 금융사 보증, 매입 확약을 받아오겠다고 합의한 상태다. 이는 호반건설에서 SPA가 클로징 되는 여름까지 확정해서 제시하면 된다."
-대우건설을 장부가보다 싸게 팔게 됐는데, 이 부분은 손상 처리하나.
"장부가 대비 손실 부분은 매년 주식 손상 처리를 한다. 우리 자회사의 기업 가치를 매년 평가해서 장부가의 미치지 못하는 금액은 재무제표에 주식 손상 처리를 해서 손실 반영한다. 대우건설에 대해선 지금까지 3번에 걸쳐 주식 손상을 인식했고. 지금까지 인식한 금액이 16년 말까지 1조6000억원, 작년 말 기준으로는 손상 규모를 추정 중이다. 이미 손실 상당부분을 인식해 왔기 때문에 이번 매각이 원만하게 마무리된다면 추가 손실을 인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매각절차나 일정은.
"통상적으로 M&A(인수·합병) 절차에 의해 2월에 호반건설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어 호반건설 측에서 대우건설에 대한 정밀 실사를 한 뒤 최종적으로 SPA(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다. SPA 체결 이후엔 클로징 전제 조건 이행하게 되면 잔금을 납입하고 거래를 종결하게 된다. SPA 체결과 잔금 납입에 따른 클로징 단계는 올여름이면 충분히 이행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