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 환자를 위한 '들것 겸용 매트리스'./서울시
서울시내 노인 요양 기관 345곳 중 42곳이 소방시설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진행하는 노인요양병원 106개소와 노인요양시설 239개소 전수조사를 2월 중 마치고 행정처분도 내릴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전수조사에 투입된 소방인력은 98개조 197명이다.
시는 지난 26일까지 조사한 291개소(전체의 84%) 중 42개 시설에서 135건의 불량사항을 적발해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주요 불량사례는 ▲구획변경으로 인한 스프링클러 헤드 수량 부족 ▲옥내소화전 작동불량 등 소화설비 불량 ▲자동화재속보설비 서울종합방재센터(119)와 연결되어 있지 않음 ▲자동슬라이딩도어 화재감지기와 연동되지 않아 자동개폐가 되지 않음 ▲방화문 잠금, 통로 상에 철문 등 장애물 설치 등 피난시설 미비 등이었다.
시는 이번 특별소방조사가 끝나는대로 서울시내 일반 의료병원 총 362개소에 대해서도 추가 소방특별조사에 들어가 2월 중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노인요양병원·시설 등 재난약자 수용시설에서 화재 발생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화재진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화재 초기 투입 소방력 확대·강화 ▲거동불편 환자 구조용 '들것 겸용 매트리스' 도입 검토 ▲노인요양병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도·감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화재 초기에 투입되는 소방력을 기존 '4~6개 진압대, 구조대 1개대'에서 '6~8개 진압대, 2~5개 구조대'로 확대해 초기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을 강화한다.
119 신고 접수를 받으면 출동 중 차량 내 '소방안전지도' 상에서 화재가 난 건축물의 현황, 도면, 소방시설 현황, 화재진압작전도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소방안전지도'에는 요양병원 106개소, 노인요양시설 239개소, 일반병원 362개소, 중증 장애인 수용시설 142개소의 세부정보가 탑재돼 있다.
'들것 겸용 매트리스'는 매트리스 커버에 손잡이와 환자를 고정할 수 있는 밴드가 부착돼 있어서 화재 시 구조대원 2명이 매트리스를 손잡이를 잡고 바로 들것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독일, 영국 등에서는 도입돼 사용 중이다. 서울시는 복지본부 등 소관 실·국·본부간 협업을 통해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거동이 가능한 환자에 대해서는 10층 이하 경사식구조대, 소형에어매트(1분 내외 설치), 화재대피용 산소공급기, 라이트라인 등을 활용해 대피 및 구조한다. 시는 요양병원 등 입원실 내에 유독성 연기에 의한 질식사(60%이상) 예방을 위해 화재용 비상마스크를 비치하도록 지도·권고할 예정이다.
관련 법에 따라 모든 노인요양병원(서울시내 106개소)은 오는 6월까지 간이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현재 설치율은 63.2%다. 시는 기간 내 설치가 완료될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2015년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노인요양병원은 간이스프링클러설비, 자동화재탐지설비, 자동화재속보설비 등을 올해 6월 30일까지 의무적으로 설치 완료해야 한다.
박원순 시장은 "제천·밀양 화재 등 최근 발생한 화재사고를 정밀하게 분석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며 "요양병원 등 재난약자 수용시설에 대한 소방안전조사를 실시하고 매주 소방안전점검회의를 개최해 보완점을 점검하는 동시에 시민과 전문가의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