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
"이 작은 한 병에 건강의 소중함을 담았습니다."
국내 최초의 유산균 발효유 제품인 '야쿠르트'가 내세운 광고 이야기다. '야쿠르트'는 단일 브랜드 사상 최다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제품으로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 마셔봤을 것이다. 지금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건강기업 한국야쿠르트의 대표 제품이자, 국내 발효유의 상징인 '야쿠르트'는 지난 1971년 국민에게 첫 선을 보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내 1호 유산균 발효유 '야쿠르트'는 건강식품이 생소하던 시절 소비자 건강증진에 기여하면서 음료의 범주를 건강까지 확대시킨 기념비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야쿠르트는 발매 첫해 760만개 판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90억병이 팔리며 식음료 업계 단일품목 최다판매량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출시초 유산균 인식 부재 극복
야쿠르트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의 발효유의 역사다. 출시 전인 1970년 야쿠르트 시제품이 생산되었지만, 당시에는 판매를 위한 제품 등록과 법적 기준도 부족했다.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이니만큼 정부 어느 기관에서 담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조차 없어 애를 먹었다.
어렵게 농수산부(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관장하게 되었지만, 정부 검사기관에는 정작 발효유의 유산균이 규격에 맞는지를 검증하는 기술조차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검사를 위해 거둬 간 '야쿠르트' 제품에서 유산균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아 한국야쿠르트 직원이 직접 검사기관을 방문해 확인하고, 직접 균수를 확인하고 측정하는 기술을 전수할 정도로 당시 유가공 분야의 기술력은 낙후된 상태였다.
제품 생산과 이를 등록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생산된 제품은 신선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했다. 당시 법적으로도 발효유는 섭씨 0~10도로 냉장 보관해야 하며, 당시 제품의 유통기한도 7일간이었다.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공장에 저온 창고 시설을 갖췄고, 운송차량도 보냉차량으로 갖추었다. 영업센터(현재 지역지점)에서는 냉장고를 24시간 가동하였다.
하지만 가장 큰 난제는 소비자의 인식부재였다. 출시 초기 일반 사람들의 발효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면서 많은 에피소드도 양산했다.
평택공장 야쿠르트 생산라인(1990년대)/한국야쿠르트
◆유산균 연구 개발의 초석
야쿠르트가 판매되던 초창기에는 유산균에 대한 정보가 없어 '발효유를 먹으면 배가 아프다', '야쿠르트를 먹으면 이가 상한다' 등의 잘못된 정보도 있었다.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국내의 저명한 농학, 의학, 보건학 박사를 중심으로 학술고문 제도를 마련했다. 뒤떨어진 국내 유산균 발효유의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또한 유산균의 과학성을 학술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1979년부터는 국제규모의 '유산균과 건강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야쿠르트에 사용되는 균은 산이나 담즙에 사멸되지 않은 강한 균인 야쿠르트균(락토바실러스 카제이)을 사용한다. 위액이나 담즙에 서서히 강하게 살아남은 것만을 골라내어 제품에 사용하는 누대배양을 하는데 기간은 총 13일에 달한다. 그리고 7일간의 배양 과정을 통해 맛과 풍미가 뛰어난 야쿠르트 제품이 완성된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산에 견디는 내산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1976년 식품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균 연구에 나섰다. 그리고 밤낮없는 각고의 노력 끝에 1981년 자체적으로 야쿠르트 제품 생산에 필요한 종균배양에 성공했다. 야쿠르트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한지 10년 만이었다. 이후 연구소에서 직접 종균 공급을 하게 됨으로써 본격적인 종균 관리 연구를 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유산균 발효유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한걸음 다가섰다.
야쿠르트 아줌마 전속모델 태현실씨/한국야쿠르트
◆방문판매 제도 도입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방문 판매시스템을 도입해 유통에 활력을 더함은 물론, 직접 소비자를 만나며 견본증정, 교육자료 배포 등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갔다. 1971년 47명으로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는 전국 1만3000여명으로 확대됐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친근한 이미지가 완성된 것은 1972년 KBS 대하드라마 '여로'에 앞서 탤런트 태현실씨가 광고에 등장하면서부터다. 한국야쿠르트는 제품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방문 판매원들의 이미지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왔는데, 초창기 모집 기준은 기혼자여야 한다는 것과 당시로서는 고학력인 중졸 이상의 학력이었다고 한다.
◆진화하는 야쿠르트
'야쿠르트'의 끊임없는 변화도 고객사랑의 주 요인이다. 야쿠르트는 지난 2014년 12월 기존 '야쿠르트'에서 당 함량을 50% 이상 줄인 '야쿠르트 라이트'를 출시했다. 현재 '야쿠르트 라이트'는 형보다 나은 아우로 활약하며 오리지널 야쿠르트 대비 4배 이상 팔리고 있다. 용량 280㎖로 대폭 늘린 '야쿠르트 그랜드'도 젊은 고객에게 사랑을 받으며 편의점에서 주류를 뺀 커피, 생수 등 모든 음료를 제치고 판매량 1위도 차지했다.
2016년 4월에는 기존 야쿠르트 병을 거꾸로 뒤집은 혁신적 디자인의 '얼려먹는 야쿠르트'가 출시됐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는 더 크고 더 건강해졌다. 기존 '야쿠르트(65㎖)' 대비 약 53% 커진 100㎖ 용량으로 출시된다. 500억 프로바이오틱스의 풍부한 유산균 함량을 자랑한다.
한국야쿠르트 유산균 연구 기술력으로 개발한 특허 받은 면역 유산균 'HY7712'를 넣어 면역 기능도 강화했다. 'HY7712'는 김치에서 유래한 기능성 유산균으로 면역 강화뿐만 아니라 항산화 활성에도 도움을 준다.
'야쿠르트'는 일반고객 외에도 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함께 하고 있다. 식당이나 당구장 주인에게 서비스 질을 높이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 또한 야쿠르트 아줌마가 매일 방문하는 전국 3만명의 홀몸노인에게도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건네는 소중한 매개체가 되며 사회적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