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 소속 변호사들은 이정엽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를 가장 훌륭한 법관으로 인정했다.
서울변회가 지난해 전국 법관 2997명을 평가한 '2017년도 법관평가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서울변회는 사법관료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2008년부터 법관 평가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평가는 소속 회원(개업 1만4784명) 중 2214명이 지난해 1월~12월 제출한 1만6270건의 평가표를 근거로 진행됐다. 실제 평가된 법관 수는 2385명이다.
서울변회는 평가 신뢰성 담보를 위해 5명 이상이 평가한 법관 981명을 유효 평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번에 유효 평가된 법관 전체의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에 80.08점으로 75점대 부근이던 역대 평균점수보다 5점 정도 상승했다.
이 가운데 95점 이상을 받아 우수법관으로 평가된 법관은 14명이다. 하위 법관에는 5명이 선정됐다. 최하위점수는 47.43점으로 나타났다.
평균 98점으로 최고점을 받은 법관은 이정엽 서울북부지법 판사다. 이 판사는 피고인의 청각 장애를 배려해 헤드폰을 법정에서 사용하게 조치했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할 수 있도록 공판기일 지정을 배려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을 맡고 있는 김세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적절한 소송지휘와 진중한 언행으로 재판 관계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변회는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14명이 공통적으로 ▲당사자에 대한 배려 ▲친절한 태도 ▲신속한 재판 진행 ▲적절한 소명 기회의 제공과 경청하는 태도 ▲공정한 소송지휘권의 행사 ▲높은 사건 이해도 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우수 법관의 소속은 서울중앙지방법원 6명, 서울고등법원 3명, 서울북부지방법원 2명, 서울동부지방법원 1명, 의정부지방법원 1명,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1명이었다.
직책별로는 지법 부장판사가 4명, 고법 판사 2명, 판사 8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1명, 여성이 3명이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6명, 50대가 3명이었다.
반면 하위법관에 선정된 A법관은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예단이 앞서는 언행을 보이고, 당사자가 조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밝혔음에도 조정기일을 지정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B 법관은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재판 진행을 해, 같은 법조인으로서 부끄러울 정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위법관들은 이 밖에도 ▲소송대리인에게 무리하게 조정을 요구하는 등의 부적절한 태도 ▲변호인의 변론기회 박탈 ▲공정성을 의심케 할 정도의 편파적인 재판진행 ▲소송대리인과 당사자에게 고압적인 언행을 하거나 예의 없는 언행으로 망신을 준 사례 등을 지적받았다.
서울변회는 하위법관의 경우, 엄격한 평가를 위해 회원 10명 이상이 평가한 법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변회는 유효 평가된 모든 법관의 평가결과를 법원행정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우수 또는 하위법관에 선정된 법관은 '법관평가 결과 공개에 관한 지침'에 따라 소속 법원장과 해당 법관에게 개별적으로 우편 통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