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반도체 시장의 '수퍼호황'에 힘입어 13조7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연매출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결단해 2012년 SK에 편입시킨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 불황속에도 매년 수조원대의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쏟아온 결실을 이제야 맺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미래 반도체 강자 입지를 다지기 위해 올해도 10조원이 넘는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4조4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0.7%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조276억원으로 68.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3조2195억원으로 97.7% 늘었다.
이는 SK하이닉스 창사 이래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3개 부분에서 모두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전체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5.1% 늘어난 30조1094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조7213억원에 달했다. 전년과 비교해 무려 318.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역대 최고치인 46%를 기록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반도체 업계에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며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과 더불어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2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최 회장의 과감한 판단과 이후 끊임없는 투자가 지난해와 같은 호실적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실적에선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가 주도했다. 4분기에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9% 늘었지만 출하량은 3% 증가했다. 낸드플래시 ASP도 전 분기에 비해 4% 올랐지만 출하량은 15% 늘어났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도 신규 공정을 확대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다.
최대 매출 품목인 D램은 우선 작년 말 개인용컴퓨터(PC) 제품부터 양산을 시작한 10나노급 제품을 모바일과 서버까지 확대 적용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2세대 제품과 GDDR6 등 신제품 공급을 통해 고성능 제품군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누적 투자 금액은 10조3000억원(입고 기준)으로, 올해는 시장 상황 등을 투자금에 반영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며 "청주 M15 공장 신설 및 우시 공장을 마무리하는 등 건설 및 인프라 집중해 투자금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