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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권 박사 칼럼] 혈액형도 아닌 'A형·B형 독감'

임영권 한의학 박사(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





11월부터 독감 예방접종 안내가 이뤄지고 12월 들어서자마자 독감유행 주의보가 발령되었지만, 그 실효성은 미미한 듯하다. 독감 예방접종은 그해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측해 제조한 백신을 접종하는데, A형 독감이 유행함과 동시에 B형 독감까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한겨울에는 A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초봄에는 B형 인플루엔자가 극성을 부리는 것이 일반적인 유행 패턴이었다. 하지만 올 겨울은 예년과 다르게 독감 유행 시기도 빨라지고 A형, B형 인플루엔자 동시 유행으로 병원마다 독감 환자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독감 백신 접종자도 감염되는가 하면 A형과 B형 중복 감염, 교차 감염 등의 우려가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38℃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이 특징이다. 고열이 지속되면서 기침을 심하게 하고 인후통과 콧물, 코막힘,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와 달리 두통, 근육통, 오한, 복통 등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어린아이들은 힘없이 축 처지면서 구토,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고열과 전신 증상이 독감의 특징인데 유형에 따라 A형, B형, C형으로도 나뉘며 이 중 A형, B형 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감염된다.

바이러스 변형이 빠른 A형 인플루엔자는 한겨울에 크게 유행한다. 증상이 비교적 심하고 호흡기를 통해 빠르게 감염된다. 세계적인 계절성 독감, 신종플루 등이 A형 독감이라고 볼 수 있다. B형 인플루엔자는 A형 인플루엔자보다 증상이 다소 약한 편이다. 바이러스 변이가 잘 안 되고 전파 속도가 느려 독성은 약하지만, 봄철 전염력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막 입학이나 새학기를 맞이한 소아 청소년들이 단체생활로 인해 B형 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고열, 오한, 콧물 코막힘 등 호흡기 증상과 기침, 두통, 전신 증상이 나타나는 독감 증세를 '시행감모(時行感冒)', 특히 열이 유난히 높고 잘 떨어지지 않으면 온열병(溫熱病)과 비슷하다고 본다. A형 인플루엔자는 태양상한표증(太陽傷寒表證) 중에 계지탕증(桂枝湯證)에 가까우며 두통, 발열이 있으며 약간 땀이 있을 수 있고, 오한이 있다. 이때 두통이 머리 앞쪽으로 있으면 병이 좀 더 깊어지면서 속으로 들어간 경우다. 반면 B형 인플루엔자는 태양상한표증 중에 마황탕증(麻黃湯證)에 가까우며 두통, 발열이 있으면서 땀이 안 나고 오한과 몸살이 심하다. 이때는 발한을 시켜서 체표의 나쁜 기운을 없애주어야 한다.

독감은 초기에 치료해야 중이염, 기관지염, 폐렴 등의 합병증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독감 증상이 나타나면 병의원에서 간단하게 독감 감염 여부를 확인한 후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하게 한다. '팔각회향(八角茴香)'이라는 한약재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드는 타미플루는 48시간 내로 복용하는 게 효과적이며 증상이 약해져도 5일 동안 복용한다. 한약 처방 중에는 '마행감석탕(麻杏甘石湯) 합(合) 은교산(銀翹散)'이 독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타미플루와 유사한 효과를 낸다고 보고된 바 있다. 몸 안의 나쁜 독소를 땀과 대소변으로 배출하면서 해독과 해열 치료를 한다. 독감에 감염되었을 때 타미플루와 한약 치료를 병행하면 독감 증상의 기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하여 일본의학회 산하 동양의학회에서는 독감에 한약 치료나 한약과 양약 병행 치료를 권하고 있기도 하다. 또 5일간의 항바이러스제 복용이 끝나고 독감 증상이 가라앉았다 하더라도 미열을 수시로 체크하고, 고열로 손실된 수분과 영양 보충, 기력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충전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뜸, 침, 향기 치료, 보강 한약 등 다양한 한방 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질병은 아플 때 잘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유행성 감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와 양치질, 마스크 착용 등과 같은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손을 씻을 때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가락 사이사이, 손목 가까이 깨끗이 씻는다. 외출할 때 특히 협소한 공간에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대중교통을 이용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하도록 한다. 평소 고른 영양 섭취, 충분한 수면, 적절한 신체활동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기침이 나오면 팔뚝(소매 부분)으로 입을 막는 기침 예절도 가르친다.

겨울 동안 감기, 독감, 비염 등의 질환을 앓고 나면 전반적인 신체 저항력이나 체력, 기력 등이 떨어져 연속해서 다른 질병에 감염되기도 하고, 병치레로 겨울방학을 어영부영 넘기다 보면 봄에 키를 키울 성장 에너지도 잃는다. 봄철 독감 예방과 순조로운 키 성장을 위해서라도 겨울에는 감염 질환에 유의하며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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