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의 보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재물을 베푸는 것을 말한다. 세상에 재물이 아깝지 않은 사람은 없음에도 자신이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깎아내며 베푼다. 이러한 불가의 가르침에 따라 스님들은 중생을 위해 가르침을 주고 재물이 많은 사람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부를 나눈다. 기도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이라면 L씨는 보시의 베푸는 마음을 잘 헤아려 보아야 한다. 재물만 많고 가정은 불신과 불화의 늪에 빠진다면 많은 재물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L씨는 남편과 함께 제법 큰 이동통신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처음에는 집안 살림이라도 도와볼까 싶어서 작게 시작을 했는데 말 그대로 불붙듯 장사가 되면서 인근에서 가장 큰 판매점이 됐다. 사업적으로 힘든 일이 있으면 남편에게 의지하고 손님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었을 땐 남편에게 속도 풀어가면서 일을 하니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생겼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남편이 바람이 난 걸 뒤늦게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충격도 그런 충격이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상담을 온 L씨는 남편 사주가 어떻기에 바람이 났는지 알고 싶어 했다. 사주는 타고난 성품과 운명적 사건들을 보여주지만 부부에게는 꼭 그게 당사자의 사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함께 사는 배우자의 사주에 따라서 일이 생기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L씨 그녀의 사주에 나체도화(裸桃花)가 있었다. 여자가 나체도화가 되면 본인 또는 남편에게 혹독한 바람기가 있게 된다. 바람을 피운 남편도 문제이지만 아내의 사주도 영향을 미쳤다는 걸 알아야 한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도를 드리겠다는데 그러면서도 기도에 들어가는 비용에 그 비용이 많은 게 아니었음에도 그녀는 당장 자신의 수중에 있는 돈을 아까워했다. L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어렵게 살다가 생각지 않게 사업에 성공을 했지만 그 돈은 그렇게 귀한 것이다. 누구나 힘들게 돈을 벌고 아깝게 돈을 쓴다. 힘든 과정을 거치며 버는 돈이기에 그렇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이해한다. L씨는 결국 기도를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말 속에는 혹시 남편이 마음이 아주 변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돈을 들이고 싶지는 않아서 기도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다.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던 자신의 생각대도 자신의 판단대로 결정을 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L씨는 남편의 사랑을 믿고 싶겠지만 도화가 피어나는 사주는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이 되지 않는다. 생각과 달리 아마 긴 고난의 시간을 만날 수 있다. 재물의 사용도 그렇고 기도를 하는 것도 그렇고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다.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L씨를 보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