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혁신모험펀드 2조6000억원을 조성해 벤처기업의 창업·성장을 돕는다. 오는 2020년까지는 총 10조원 규모를 투자해 국내 신규 벤처투자를 주요국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7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혁신모험펀드 조성·운영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공공부문에서 3조7000억원을 출자해 이를 마중물로 민간자금을 매칭, 10조원 혁신모험펀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산은과 산은캐피탈이 공동으로 3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입하고, 기존 정책펀드 회수재원을 보탠다.
혁신모험펀드가 투입되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이 2015년 기준 0.13%에서 2020∼2022년에는 0.23%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15년 기준 미국의 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0.33%, 중국은 0.24%다.
정부는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별 투자를 위해 혁신모험펀드 산하에 '혁신창업펀드'와 '성장지원펀드'를 설치했다.
혁신창업펀드(2조원)는 엔젤투자와 창업 초기기업에 중점 투자하되 연속적인 투자를 위해 일정 범위 내 성장단계 투자를 병행한다. 성장지원펀드(8조원)는 성장 벤처기업과 인수합병(M&A) 등 성장·회수 단계에 중점 투자한다.
벤처기업에 충분한 자금공급을 위해 혁신모험펀드 연계 보증과 대출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혁신모험펀드 연계 대출프로그램 운영계획./금융위원회
신용보증기금·기술신용보증기금은 총 2조원의 혁신모험펀드 연계 보증부대출을 공급해 혁신모험펀드 투자기업 중 유망한 중소기업을 대상을 보증부대출을 우대 지원한다.
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시중은행 등은 혁신모험펀드 투자대상 기업의 M&A, 사업재편, 외부기술도입(Buy R&D), 설비투자 등을 지원하는 총 20조원 규모 대출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은·기은·산은캐피탈 등이 우대금리 제공 등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해 15조4000억원을 공급하고, 시중은행은 보증프로그램을 활용해 4조6000억원을 공급하도록 유도한다.
정부는 올해 정부 재정에서 3000억원, 정책금융기관 출자 6000억원, 기존 모태·성장사다리펀드 회수재원 2000억원을 각각 투입해 1차로 2조6000억원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한다.
오는 3월 민간 운용사 공고·선정해 9월까지 민간투자자 확보 등을 통한 펀드를 결성, 연내 투자 실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혁신모험펀드로 민간부문 자금이 충분히 유입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혁신창업펀드에 대해선 민간투자자에게 공공부문 출자지분의 최대 50%까지 지분매입권(콜옵션)을 부여하고, 초과수익 이전이나 우선 손실충당금 지급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민간이 자율적으로 제안·주도하는 출자사업 방식을 확대하기 위해 연간 출자사업 일정 범위에서 민간운용사가 투자분야 등 펀드 운용방식을 자율 제안하도록 한다. 연간 출자사업 규모의 일정 범위 내에선 민간이 이미 결성한 펀드에 정책펀드가 사후적으로 추가 출자토록 한다.
평균 존속기간이 7년인 국내 벤처투자펀드 회수 기간을 2년 연장하고, 다른 펀드를 통한 후속투자를 허용하는 등 장기운용 펀드에 보수 등 인센티브를 준다. M&A펀드 등을 중심으로 최대 3000억원 규모 대형펀드 조성도 추진한다.
아울러 혁신모험펀드가 출자한 자(子) 펀드에 대해선 보통주 방식 비중을 30% 이상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정책펀드의 운용사 보수체계는 관리보수 및 성과보수로 구성한다.
혁신모험펀드의 운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혁신모험펀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하위펀드별 세부운영 사항을 심의·결정하는 '운영위원회'도 발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