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내가 특별히 여기서 부를게!" JTBC 예능 '아는형님' 비투비 편을 시청하던 위모(32) 씨는 육성재의 민경훈 모창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창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음 장면이 이어져 어안이 벙벙했다.
위씨가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플랫폼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였다. 위씨는 10일 "처음에는 출연자가 무엇인가를 하려다 마는가 했죠. 하지만 실제 방송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뒤로는 넷플릭스로 예능을 보지 않는다"며 "유료 서비스가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일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본방송과 다르게 편집돼 비난을 사고 있다.
아는형님 아이오아이(I.O.I) 편을 보자. 도연이 "내 파트가 어디인지 알려주겠다"며 다른 멤버들과 노래 '너무너무너무'의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실제 노래와 다른 경음악을 들려준다. 강호동의 환호 등 본방송에 나오는 현장음도 지워진 채, 춤에 맞지 않는 음악과 자막 효과음만 재생된다.
샤이니 편 역시 출연자가 춤을 출 때마다 아이오아이 편에서와 같은 현상이 이어진다. 본방송 그대로 노래가 나오는 네이버 N스토어와 푹(pooq) 등 다른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의 한달 이용료는 한 명 동시접속 서비스 기준으로 미화 8.79달러(10일 기준 9396원)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돈을 냈더니 이상하게 편집된 방송이 나와, 같은 프로그램을 다른 경로로 봐야할 판"이라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넷플릭스의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본방송과 다르게 방영되는 이유는 라이선스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이용 약관에는 회원이 모든 관련 법률과 제한 등에 따라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데 동의한다고 되어 있다. 네이버 N스토어 등 국내 서비스 회원 약관에도 관련 법에 따라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항목이 있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사례는 전해지지 않았다.
넷플릭스 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절찬 스트리밍'이라는 구호로 유명한 넷플릭스는 세계 190개국 1억9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미디어 기업이다. '더 크라운' '기묘한 이야기' '옥자' 등 자체 제작 드라마와 영화로 연일 화제를 모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 에미상을 수상하는 등 자사 드라마의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4월에는 JTBC와 계약을 맺고 각종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회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은 본방송이 끝난 즉시 해당 편을 내놓는 등 한국 콘텐츠의 전면적인 보강에도 힘써왔다. 최근에는 시트콤 '프렌즈' 전 시즌 국내 스트리밍을 시작해 주목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