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정은미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사업전환을 가속화해 현재 10% 내외의 OLED 비중을 2020년 40%까지 올리겠습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미국 'CES 2018'를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한 부회장은 "OLED TV는 판매가 꾸준히 증가해 2015년 30여 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170만대까지 증가했다"며 "2020년에는 650만대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 그는 "지난해 1분기 정점을 찍은 뒤 매출이 하락 중이고, 원·달러 환율 하락과 중국 기업들로 인해 LCD 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힘든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메인 시장인 65인치에 대해 효율적인 8.5세대 시스템을 구축해놨기 때문에 가격 경쟁도 해볼 만 하다"고 자신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CES 2018'이 개최되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의 사업전략을 발표했다./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TV시장에서 OLED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독보적인 시장 구축에 나기 위해 CES2018에서 65인치 UHD 해상도 롤러블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완전히 다 폈을 경우 16대9 화면비의 65인치 TV가 된다. 1단계로 감으면 영화 감상에 최적인 21:9 화면 비가 되며, 한번 더 감으면 사진이나 시간, 날짜표기 등 생활 속 다양한 정보를 띄울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변신한다.
롤러블은 10만번 이상 구부렸다 폈다 하는 내구성 테스트를 거쳤으며, 곡률(휘어지는 정도)은 50R(반지름이 50㎜인 원이 휘어진 정도)이다. 무게는 기존 LCD TV 대비 절반 가량이다.
그는 "롤러블은 완제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 제품을 선보인 것은 OLED의 새로운 응용분야가 있다는 것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며 "상용화까지는 고객사와의 상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POLED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또 6세대 POLED라인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신규 라인도 적기에 양산하는 한편, 폴더블·AR·VR과 같은 차세대 기술도 미리 준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광저우 8.5세대 등 신규 투자를 통해 생산량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정부의 중국 광저우 공장 건설 승인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당초 세웠던 2019년 하반기 가동 계획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공장을 지을 때 지하를 파지 않고 바로 파일링을 하기 때문에 기간이 덜 소요되고 이미 정부 승인을 받기 전부터 기반공사가 진행됐다"며 "다만 인력 투입에 대한 인간비 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 삼성전자가 전일 초대형 마이크로LED TV 출시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한 부회장은 생산비용이나 생산성의 한계가 있어 당장 상용화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마이크로LED는 LCD 설비로는 생산이 어려운 대형 사이즈의 경우 분명한 메리트가 있다"면서도 "한 두 개는 (시제품으로) 내놓을 수 있겠지만 상용화 시점은 비용과 생산성에 달려 있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강인병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도 "마이크로LED TV를 UHD(초고화질)급으로 만들려면 약 2500만개의 LED를 박아야 한다"며 "1개당 1원이라고 해도 2500만원이고, 회로와 기판까지 포함하면 일반 소비자들은 상상도 못 할 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측이 제기한 OLED TV의 번인(잔상) 문제에 대해서는 "LCD TV 매뉴얼을 보면 '장시간 보면 잔상이 생기니 너무 오래 보지 말라'는 안내가 있다"며 "(번인 문제는) 모든 TV에 똑같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