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등 M&A로 종합금융그룹 발전…디지털·글로벌금융 강화, 완전민영화 등 과제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2018년을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해'로 삼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손 행장은 우리은행의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는 동시에 실적·주가를 끌어 올려 금융지주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과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완전 민영화'를 통해 기업가치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 4년만에 다시 종합금융그룹 도약
손태승 행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다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01년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됐다가 2014년 4차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핵심 계열사를 분리 매각하면서 지주사를 해체하고 우리은행으로 흡수됐다.
당시 은행 체제로 바뀌면서 자회사의 위험가중자산이 연결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지주사 체제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KB·하나·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은 모두 지주사에 소속돼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도 꼽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과점주주 체제의 민영화까지 달성한 만큼 금융지주 전환에 속도를 냈으나, 조기 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발목을 잡혔다.
이에 손 행장은 취임 후 인사 혁신을 통해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는 지난달 1일 내정 직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행장이 돼서 계파 갈등이 없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손 행장은 지난달 22일 취임 직후 임원 22명 중 17명을 교체하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임원을 같은 수로 임명했던 '동수(同數) 원칙'을 깼다.
조직 안정이란 초석을 다진 후 종합금융그룹 달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손 행장은 내정 직후 "오는 2020년에는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비은행 계열사를 갖춰야 하는 만큼 자산운용사 등 규모가 작은 금융사부터 단계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디지털·글로벌 강화…'완전민영화'도 주목
손 행장은 2018년 종합금융그룹 달성을 위해 5대 경영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지속성장 기반 확보 ▲현지 맞춤형 영업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 ▲차별화된 금융플랫폼 구축을 통한 디지털 시대 선도 ▲서민금융 지원 및 혁신기업 투자를 통한 은행의 사회적 책임 완수 ▲1등 종합금융그룹 도약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제시했다.
먼저 은행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디지털금융 확대에 나선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출시하고 '위비 플랫폼'을 완성한 바 있다. 올해는 유닉스 서버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 구축한 차세대 시스템 '위니(WINI)'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손 행장의 오랜 글로벌 경험을 토대로 '해외 영토 넓히기'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14년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에 오른 뒤 글로벌그룹장, 글로벌부문장을 맡으며 현지 금융회사를 M&A 하는 등 우리은행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우리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2014년 말 184개에서 지난해 말 301개까지 확대됐으며, 내년 말에는 500~55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18.43%)을 매각해 '완전 민영화'도 시도할 계획이다.
예보가 잔여 지분을 매각하려면 우리은행 주가가 올라야 한다. 우리은행 주가는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1만5750원 수준이다. 정부가 공적자금 미회수분을 온전하게 회수하기 위한 주가(1만4300원)는 웃돌고 있으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선 실적 상승 등을 통해 주가를 더 안정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안타증권 박진형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경상이익 개선 속도가 가장 크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중은행 중 가장 큰 이익모멘텀을 가진다"며 2018년 예상 당기순이익 증가율을 13.2%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은행은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과 지주사 전환 추진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