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물이 모두 좋아 '이요동(二樂洞)'이라 불리던 홍제천 상류 계곡이 2019년 말 복원돼 서울 시민 품에 돌아온다.
서울시는 홍제천 시점부에서 서울예고까지 총 340m에 이르는 구간 복원 공사를 내년 2월 시작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설계와 공사비 투입은 서울시가 맡고, 공사는 관할구인 종로구청 안전치수과가 맡는다.
복원된 계곡에는 '계류정원'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계류정원은 '산골짜기에서 흐르는 자연스러운 시냇물이 있는 정원'을 뜻한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홍제천 상류 하천 호안은 개인 담장으로 바뀌면서 옛 모습을 잃었다. 주변 건물과 옹벽 등에 가로막혀 시민들의 접근도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서울예고 인근에서 '이요동(二樂洞)'이 적힌 바위를 발견한 서울시는 역사 전문가 자문으로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라는 뜻을 알아냈다.
서울시는 우선 하천 가장자리를 차지하던 차집관로(오수·하수가 지나가는 통로)를 제방쪽에 더 가깝고 하천 바닥과 같은 높이로 재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오래된 차집관로에서 종종 발생했던 누수현상을 막아 수질이 개선된다. 물이 흐를 수 있는 단면적도 확대돼 집중호우시 범람 등 위험을 사전에 막을 수 있어 더욱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낡은 옹벽과 석축은 돌담으로 정비한다. 시는 과거 주변에 주유소와 식당, 주택 등 건물이 세워지면서 하천제방에 설치된 낡은 옹벽과 석축을 철거한다. 그 자리에 전통 돌담장을 쌓아 경관 개선은 물론 제방의 안전성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천 바닥 암반 복원도 이어진다. 서울시는 하천바닥에 있는 암반을 드러내고, 과거 소박한 정원의 느낌이 나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쓰레기 등으로 덮여 있어 잘 보이지 않는 하천 바닥의 암반을 육안으로 볼 수 있도록 대대적인 청소작업을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렇게 가꿔진 세검정 계곡을 시민들이 가까이서 즐길 수 있도록 수변 산책로(340m)를 새로 만든다. 시는 도시와 하천, 시민과 물이 공존하는 일대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홍제천 상류의 부족한 수량 확보 문제는 향후 전문기관의 심층 연구로 해결책을 찾을 계획이다.
권기욱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유명했지만 도시의 뒤안길로 밀렸던 홍제천 상류계곡을 재현해 시민들이 즐겨찾는 도심 속 자연공간으로 조성하겠다"며 "공사기간 중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주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양해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