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여신 등 내실경영으로 실적 호조세…회장-행장 지배구조 안정, 글로벌금융 강화 등 기대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외형성장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김 회장의 트레이드마크인 '소형 점포'를 효과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건전성을 높여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아울러 지주 회장직과 행장직 분리로 지배구조 체계도 선진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JB금융은 수익성 강화에 힘써 내년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2017년은 '내실성장의 해'
김한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취임 이후 JB우리캐피탈을 시작으로 광주은행, JB자산운용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그룹의 덩치를 키워왔다.
그러나 광주은행의 대출자산이 크게 늘고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의 프놈펜상업을 인수하면서 지난해 말 보통주 자기자본비율이 7.07%까지 떨어졌다. 이에 JB금융은 올해 건전성을 잡고 수익을 올리는 '내실 성장'에 주력,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보통주자본비율을 8.58%까지 끌어 올렸다.
수익 성장을 위해선 틈새시장을 노렸다. 김 회장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를 없애는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소형 점포를 통한 수도권 진출에 집중했다. 개인고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차별화를 시도한 것.
현재 전북은행의 수도권(경기도·서울·인천) 점포는 17개, 대전은 9개다. 광주은행의 수도권 점포는 31개로, 두 은행의 소형 점포가 벌써 57곳까지 확대됐다.
올해는 전북은행에서 수도권 소형 점포를 2개 줄이고 광주은행에선 1개 늘리는 등 점포 증설 보다는 재조정을 통해 효율을 높였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 소형 점포 신설 등과 관련한 사업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내년에도 증설 보다는 수익 비중을 늘려가는 식으로 한 템포 다져가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여신이 늘자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JB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하고 JB금융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한 2417억원을 시현했다.
◆ 회장·행장직 분리…해외진출도 '눈길'
김 회장은 올해 JB금융지주 출범 후 처음으로 회장직과 행장직도 분리했다.
그동안 김 회장은 지주사 회장과 광주은행장을 겸직해 왔다. 그러나 올해 국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에서 투명성·공정성 문제가 지적되자 행장 임기가 만료(11월)되기 전인 지난 8월 직을 분리했다.
이에 따라 광주은행은 송종욱 수석부행장이 신임 행장으로 내정되면서 창립 49년 만에 처음으로 자행 출신 행장을 맞이하게 됐다. 이는 김 회장이 광주은행을 인수할 당시 노조와 상생협약을 맺으며 차기 행장에 광주은행 출신이 선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되면서 내년엔 각 회사의 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금융 강화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전북은행 자회사인 프놈펜상업은행은 현지에 14개 점포를 두고 올 3분기 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6.8%의 성장이다.
광주은행도 최근 글로벌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강소성 무석시에 사무소를 열었다. 광주은행은 이번 중국 진출로 JB금융이 진출한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주요 거점을 적극 활용하고, 중국 사업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등 해외 영업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