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를 찾은 고객들이 의류건조기를 살펴보고 있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
올해는 유난히 가전 트렌드의 변화가 두각을 보였다. 급증하는 1인가구, 사회 트렌드로 떠오르는 가치소비 등으로 인해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등 다소 생소했던 가전들의 수요가 급증했다. 미세먼지, 황사로 인해 공기청정기 또한 불티나게 팔렸다. 또 작고 효율적이면서도 홈 인테리어 효과까지 볼 수 있는 소형가전이 인기를 끌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의류건조기와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등의 수요가 눈에띄게 급증했다.
전자랜드는 올해 가전제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의류건조기는 3500%, 공기청정기는 400%, 의류관리기는 300%, 무선청소기는 230% 판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 건조기는 201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2017년에는 매월 판매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올해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류건조기의 인기는 미세먼지로 인해 소비자들이 자연건조방식을 꺼리게 됐고, 건조기를 사용 시 옷에 붙어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면서 말릴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세먼지가 주요 환경문제로 떠오르면서 의류관리기의 판매도 부쩍 증가했다. 무선청소기의 판매 증가도 자주 청소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간편하게 청소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전자랜드의 2017년 공기청정기 판매량도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특히 한여름이 속한 3분기에도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공기청정기의 판매증가는 소비자들이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쾌적한 실내 공기에도 관심이 많아졌음을 방증한다.
전자랜드는 관계자는 "올해 가전제품 판매는 미세먼지 등 날씨상황이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가전제품의 수명이 10년 이상인 상황에서 교체수요보다 환경의 변화에 맞는 가전제품의 출현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올해 의류건조기와 의류관리기가 불티나게 팔렸다. 두 상품은 이마트에서 2015년까지만해도 가전 매출 순위에서 129위로 최하위권에 머무르며 연 매출 규모도 3억원 수준으로 가전 전체에서 매출 비중이 0.1%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순위가 94위로 껑충 뛰는데 이어 올해 11위까지 등극하며 순위 83계단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매출액도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8% 신장했고 매출 구성비는 2.2%다. 특히 의류관리기 매출만 따로 본다면 1~11월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이 4937%에 달한다.
소셜커머스에서도 의류 가전제품 수요가 늘었다. 위메프가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의류건조기 판매율은 893%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어린아이 옷이나 속옷, 수건 등 자주 세탁이 필요한 소량 빨래에 적합한 소형세탁기는 판매량이 628% 늘었다. 공기청정기 178%, 김치냉장고 136%, 의류관리기 103%, 무선청소기 76% 등 '세컨드 가전' 제품의 판매신장이 두드러졌다.
홈 인테리어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전도 인기를 끌었다. 나만을 위한 '가치소비'가 사회적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결과다.
위메프 관계자는 "1인가구와 맞벌이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활용도와 편의성이 뛰어난 의류건조기나 의류관리기, 소형세탁기 등 이전 '세컨드 가전'으로 여겨졌던 제품들이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