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실적 2조7064억, 역대 최대치…'2020 프로젝트'부터 희망사회프로젝트까지 기대
"변화를 위기로만 보지 말고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창출하는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2017년 3월 조용병 회장 취임사 중)
올 한 해 신한금융그룹은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도 실적, 디지털 금융, 글로벌 진출 등 다방면에서 성과를 냈다. 실적에서 1위를 놓치기도 했으나 CEO(최고경영자) 이슈가 있었던 다른 지주사와 달리 지난 3월부터 조용병 회장 체제가 안정화된 데다 글로벌 성장세가 두드러져 내년엔 '리딩뱅크'를 탈환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역대 최대치 기록 경신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올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은 2조70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5437억원) 늘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3분기 실적도 81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5% 증가했다.
다만 리딩뱅크 자리는 내줬다. KB금융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연결실적과 지분 취득에 따른 매수차익, 거액 대손 충당금의 환입 효과 등을 본 영향이다. 은행 간 대결에서도 3분기 당기순이익은 신한은행이 1조6959억원으로 KB국민은행(1조8413억원)에 밀렸다.
그러나 내년도 금융지주들의 실적 성장에 방점을 찍을 '비은행 부문'에선 강세를 보였다. 3분기 누적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이익은 1조1384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42.1%를 차지한다.
전체 순익에서 비은행 비중이 40%가 넘는 곳은 국내에서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비은행 부문 실적 비중은 33.8%이며, 하나금융지주에선 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5%를 넘어선다.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도 수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신한은행 베트남 현지법인은 현지고객 비중이 80% 넘는 데다, 지난 4월 ANZ은행 베트남 소매금융 인수로 총자산 33억불, 신용카드 회원 24만명, 총고객 수 90만명, 임직원 1400여명에 달하는 현지 외국계은행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엔 한국계 은행 최초로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은행업 라이선스 예비인가를 획득하고 9월에 점포를 열기도 했다.
그 결과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1억5922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4% 성장했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1억6253만 달러) 실적을 조기에 따라잡을 전망이다.
◆ 디지털·글로벌 금융으로 '2020 프로젝트' 기대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엔 '2020 프로젝트' 달성을 향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2020년까지 신한금융이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조용병 회장이 올 초 취임 일성으로 '글로벌'을 꼽은 만큼 2018년엔 글로벌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 사업 수익 비중을 전체 순익의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디지털 부문에선 '슈퍼플랫폼'을 완성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인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등을 하나로 통합한 모바일 플랫폼 '슈퍼앱(가칭)'을 내년 2월에 선보일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이 앱을 통해 지주 계열사 전(全) 금융상품을 연계해 '원 신한(One Shinhan)' 전략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간 은행, 증권사 중심이었던 기업투자금융(CIB) 사업 부문을 자본시장(GIB) 사업부문으로 확대해 그룹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6월 관련 조직개편을 마무리했으며 GIB 사업부문의 그룹 내 손익비중을 오는 2020년까지 14%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그룹의 미션인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도 한층 강화한다. 신한금융은 2020년까지 저소득층 지원과 중소기업 성장 등에 총 2700억원을 지원하는 전 계열사 사회공헌활동인 '희망사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저신용자, 위기가정 등의 재기 지원을 돕고 청년 해외취업, 4차 산업혁명 청년교육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