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은행연합회장, 오른쪽)과 허권 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29일 제3차 산별교섭회의를 개최하여 2017년도 임금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은행연합회
금융권 노사가 2017년 임금인상률을 2.65%로 합의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임기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함으로써 후임자의 부담을 덜어줬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9일 제3차 산별교섭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임금인상률을 총액임금 기준 2.65%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용자협의회 측은 "노조가 당초 임금 인상률에 대해 경제성장률 및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4.7% 인상을 요구했으나, 금융산별 노사는 수차례의 협상 끝에 임금인상률은 총액임금 2.65%를 기준으로 해 기관별 상황에 맞게 별도로 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직원 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저임금 직군의 임금인상률은 기관별 상황에 따라 기준인상률 이상으로 하기로 했다.
금융산업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별 노사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TF에선 임금체계 개선과 산별교섭 효율화, 과당경쟁 방지, 제4차 산업혁명 대비 고용안정 방안 등 당면한 과제에 대해서도 금융 노사가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
또 금융 산별 노사는 중앙노사위원회를 열고 불필요한 과당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근로자와 금융소비자의 상생과 보호를 위한 방안으로 '감정노동 근로자 보호를 위한 포스터' 부착과 '문제행동 소비자 대응 매뉴얼'도 배포하기로 했다.
임산부 직원에 대한 노동강도 완화 방안과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사후조치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산별 단체협상에서 보완하고, 사이버상에서의 성희롱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개인의 정보 보호를 위해 법령에 근거나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원의 서면 동의와 법적인 절차 없이 직원의 정보를 열람·검열, 침해·도용,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금융 노사는 노사합의로 조성한 사회공헌기금(약 700억원)과 사용자가 향후 3년간 출연하는 기금(약 300억원)을 재원으로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공익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
금융권 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는 지난 2010년부터 산별교섭을 해 왔으나 지난해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대부분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면서 교섭이 1년 넘게 중단됐다.
그러다 지난달 23일 산별교섭을 복원하기로 합의하고 이달 1일 복원 후 첫 산별 중앙교섭을 열고 교섭을 진행했다. 이번 임금협약 체결은 오는 30일로 만료되는 한 회장의 임기를 하루 앞두고 극적 타결됐다. 이날 차기 은행연합회장엔 김태영 전 농협신용대표가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