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국내 유통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육성을 위해 규제 중심의 정책에서 육성 중심으로 프레임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5가지 이유'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유통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유통의 초기 단계인 수요 예측에서부터 주문, 매장 운영, 결재, 물류까지 혁신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국내 유통 기업들은 유통 산업 규모 자체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실적마저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200대 유통기업은 최근 4년간(2012~2016년) 영업이익은 24.8%, 순이익은 40.5%나 감소했다.
세계 유통기업들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명확해진다. 지난해 국내 유통 소매기업 상위 200개사의 전체 매출액은 128조4000억원으로 미국 코스트코 1개사의 매출액 137조8000억원보다도 작다. 월마트 매출액 563조9000억원의 22.8%(약 1/5), 아마존 매출액 157조8000억원의 81.4% 수준에 불과하다.
'포춘 글로벌 500' 기준으로 업종별 글로벌 1위 기업과 비교해도 국내 유통 산업의 취약한 글로벌 경쟁력은 분명하게 나타났다.
포춘 글로벌 500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포함된 9개의 산업군 분석 결과, 산업 내 글로벌 1위 기업과 매출액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유통 산업이었다. 전자와 제철이 각각 1.0배, 1.4배에 불과했지만 유통은 19.1배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나라 유통 산업은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는 유통규제 강화 목적의 법 개정안이 28건 계류 중에 있다. 주요 내용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 시간을 확대하고, 규제대상을 대형마트에서 복합쇼핑몰, 백화점, 면세점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 등이다.
유통 산업은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산업으로 꼽힌다.
고용비중이 전체 산업평균인 4.8%의 3배 수준인 14.2%에 이르며 대형 복합쇼핑몰 1개가 특정 지역에 입점하는 경우 5000∼6000명의 상시 고용이 이루는 등 총 1만 명 이상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쇼핑은 우리나라 관광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복합쇼핑몰, 아웃렛 등의 대규모 점포가 해외 관광객의 소비, 관광 및 문화 체험의 거점 역할을 하며 내수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세계 유통시장은 국경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고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유통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