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장충동 남소영길에 3000여㎡ 규모의 휴식·문화광장을 만든다고 8일 밝혔다.
장충동 남소영길은 지하철 동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동대문패션타운 방향으로 이어진 곳이다. 남소영은 조선 후기 도성 남쪽 방어를 맡았던 어영청의 분영이다. 현재의 장충단공원 자리에 있었다.
이번 공사는 남소영 옛길을 역사·문화적으로 되살려 중구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기 위한 '남소영 복합문화거리 조성사업'의 일부다.
광장 조성 대상지는 태극당 앞에서 파리바게뜨 앞까지다. 남산과 동대문패션타운을 이으면서 인근에 장충동 족발거리, 장충체육관, 동국대가 자리 잡은 요지다.
현재는 작은 녹지대와 교통섬, 일방통행 차도가 혼재한 상태다.
중구는 이곳의 변압기와 개폐기 등 한전 전기시설을 옮기거나 지중화하고, 기존 녹지대와 교통섬을 철거할 계획이다. 이어 각각의 공간을 통합하고 보행로, 잔디광장, 경관조명, 벤치 등을 새롭게 설치해 보행자 친화공간으로 꾸민다.
중구는 광장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길이 135m의 물길을 조성해 남소영길과 광장의 역사적 의미도 함께 부각한다.
1840년께 제작된 '수선전도'에 따르면, 남산 기슭에서 발원해 청계천으로 흐르던 '남소문동천'이 있었다. 남소문동천은 국립극장 동남쪽으로 흘러내려 남소영(장충단공원), 장충단길, 광희동을 거쳐 청계천에 합류해 커다란 물줄기로 이어졌다.
아울러 남소문은 도성에서 한강나루까지 단거리로 이동하기 위해 버티고개 인근에 건립된 도성 문이다.
중구는 역사성이 담긴 광장과 물길 조성공사에 구 예산과 국·시비, 한전 예산을 합해 51억원을 투입한다. 이르면 다음 달 착공해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남소영 복합문화거리 전체 사업구간은 태극당에서 수정약국까지다. 광장 이외의 구간은 보행로를 신설하고 남소문동천 옛 물길을 상징하는 특화포장을 하는 등 보행 친화거리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중구는 광장이 완성되면 유동인구 유입과 지역상권 활성화에 큰 효과를 줄 것으로 내다본다. 이와 함께 남은 남소영 복합문화거리 사업에도 가속을 기대하고 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누구나 머물다 가고 싶은 매력 있는 공간을 창출하고 문화예술 이벤트를 접목해 지역 명소화의 거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