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액 1년 만에 10배 성장, 인수·합병도 속속…연체율도 동반 상승 "11월 중순부터 떨어질 듯"
P2P(개인간·peer to peer)금융의 덩치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성장의 장벽'으로 여겨졌던 P2P대출 가이드라인 도입에도 1년 새 10배가량 성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출액만큼 연체율도 늘면서 '부실의 불씨'가 보인다는 우려도 나온다.
P2P금융협회 누적대출취급액 추이./한국P2P금융협회
◆ 누적 대출액 2조원 넘어…M&A까지
6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기준 회원사 59개의 누적 대출액은 전월 대비 983억원(6.7%) 증가한 1조5772억원으로 나타났다. P2P누적 대출액은 지난해 6월 24일 1525억5166만원에 불과했다가 1년 만에 1조원을 넘어서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P2P금융 기업까지 합하면 누적 대출액이 2조원을 넘어선다.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2P금융을 통한 누적대출액이 2조21억원으로 지난 4월 말 누적대출액 1조원을 돌파한 지 반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났다. 업체 수도 지난해 1월 16개에서 올해 10월 말 175개사로 빠르게 늘고 있다.
P2P금융은 투자자에게는 저금리 시대에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고, 중·저신용 대출자에게는 신용등급 하락 없이 중금리로 대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금융권의 '러브콜'이 이어지며 M&A(인수·합병)를 통한 2차 성장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빌리는 지난 3일자로 코스닥 상장사인 에스에프씨에 인수합병됐다. 인수가는 110억원으로, 에스에프씨의 100% 자회사로 합병됐다. 이는 핀테크 스타트업 부문 P2P대출 분야 최초의 인수합병 사례다.
빌리 측은 "이번 인수합병 P2P금융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지난 6월엔 핀테크 전문 투자기업인 세븐엔젤스홀딩스가 부동산 P2P기업 엘리펀드를 인수하고, 지난해엔 P2P기업인 탱커펀드가 다른 P2P기업인 십시일반을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P2P금융협회 10월 말 기준 연체율 및 부실률 현황./P2P금융협회
◆ '부실의 불씨'는 연체율
문제는 '부실 가능성'이다. 앞서 금융권에선 P2P금융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연체·부실 관리가 미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아울러 부동산 담보 대출 중심으로 대출액이 커지면서 부실의 위험성은 높아지는 모양새다.
P2P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59개 회원사의 평균 연체율은 6.01%로 전월(2.99%)대비 3.02%포인트 올랐다. 부실률도 1.12%로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커졌다.
가장 우려되는 곳은 연체율이 82.66%에 달하는 펀듀다. 펀듀의 연체율은 지난 8월만 해도 0%였으나 9월(49%)부터 껑충 뛰기 시작했다.
대환대출 방식으로 상품을 구성했지만 투자가 막히면서 상환이 줄줄이 밀린 탓이다. 펀듀가 주로 돈을 빌려주고 있는 홈쇼핑 업체의 경우 물건을 만들어 방송에서 판매한 뒤 수익금을 회수할 때까지 6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는 1개월~3개월짜리 단기 상품으로 분할 판매하면서 연체가 되기 시작했다.
이 밖에 금요일펀딩 17.42%, 이디움 18.65%, 빌리 16.51%, 스마트핀테크 9.37%, 올리펀딩 8.7%, 테라핀테크 8.14%, 모우다 7.49%, 피플펀드컴퍼니 5.34%, 팝펀딩 5.19% 등 연체가 발생한 16곳 중 5% 이상의 연체율을 보이는 곳이 무려 10곳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9~10월 장기간 추석 연휴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만큼 11월 중순 이후부터는 연체율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펀듀 관계자는 "인기몰이를 위해 2~3개월 단기 상품을 판매하면서 공백 기간(연체)이 생겼다"며 "아울러 9~10월에 홈쇼핑 비수기라 업체 매출이 안 나온 영향도 있는데 상환 계획을 보면 11월 안으로 50% 이상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라펀딩(테라핀테크) 관계자도 "46억원 규모의 전주 삼천동 상품을 비롯해 건물 3곳이 추석 연휴, 호우 등 계절적 요인으로 공사가 지연돼 사용승인만 남겨둔 상태"라며 "채권운용에는 문제가 없어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플펀드도 "특정 상품 한 건이 연체되면서 전체 연체율이 올랐는데 11월 중순이 지나면 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