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 3%대 정기적금 상품 일부./저축은행중앙회 공시
HK·웰컴·스마트저축은행 등 3%대 적금 내놔…예금금리는 올리고 대출금리는 '눈치보는중'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저축은행이 금리 3%대 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반면 대출금리는 최고금리 인하, 대출금리 산정체계 수정 등의 이슈로 당분간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저축은행 회원사들의 10월 평균 정기적금 금리는 1년물이 2.57%, 2년물 2.65%, 3년물 2.74%로 집계됐다. 이는 5개월 만에 각각 0.02%포인트, 0.04%포인트, 0.0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낮추면서 은행권엔 '금리 가뭄'이 이어졌다. 고금리 예금으로 수신 고객을 끌어모았던 저축은행 업권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發) 금리 상승이 가시화되자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수신금리를 인상하며 금리 3%대 적금을 내놓기 시작했다.
HK저축은행은 연 기본금리가 2%대 후반인 '직장인 우대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12개월 2.6%·24개월 2.7%·36개월 2.8%로, 각종 우대금리를 더하면 3년물에서 최대 연 3.2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첫거래우대정기적금'은 12개월 예치 시 연 3.1%, 24개월 예치 시 연 3.3%의 금리를 제공한다. 스마트저축은행의 'e-로운 정기적금'의 연 금리는 1년물이 3.0%, 2년물 3.2%, 3년물 3.30%다.
솔브레인저축은행의 '쏠쏠한 정기적금'의 연 금리는 1년물이 3.0%, 2년물이 3.10%, 3년물이 3.20%다. 아산저축은행의 꿈나무장학적금도 1년물이 3.0%, 2년물이 3.4%, 3년물이 4.0%다.
영진저축은행은 2년물 정기적금의 연 금리가 3.0%, 예가람저축은행의 직장인 플러스정기적금도 2년물 연 금리가 3.0%다. 청주·참·인성·인천저축은행의 정기적금 금리는 36개월 기준으로 3.0%이다.
이와 반대로 대출금리는 쉽사리 올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축은행 37개의 대출 평균금리는 22.22%에서 5개월 만에 21.69%까지 떨어졌다. 꾸준히 상승한 예금 금리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선 새 정부가 대출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저축은행들이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내년 2월 8일부터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현 27.9%에서 24.0%로 인하한다.
여기에 새 대출금리 산정체계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 대출금리 조정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4월 금융 당국은 과도하게 대출 금리를 매긴 SBI·JT친애저축은행 등 14개 저축은행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이후 이들 저축은행은 은행처럼 예수금 금리를 기준으로 차주의 신용등급에 따라 가산금리를 덧붙이는 방식을 적용해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수정하기로 했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는 기준금리를 구성하는 조달원가, 업무원가 등 각 요소에 대한 구체적인 산출식을 각 사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확립하고 금리 산정 전산시스템을 수정하는 등의 절차를 마무리하려면 실제 상품에 적용하는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고금리 인하 이슈가 생기면서 저축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1월 1일에 일제히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중은행의 경우 변동 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하기 때문에 기준 금리 등이 인상되면 금리를 올릴 수 있으나 저축은행은 고정 금리가 많기 때문에 대출 금리 조정이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