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 대출현황./한국P2P금융협회
P2P금융협회사 누적 대출액과 연체율 동반상승…펀듀, 이달 20일 기준 연체율 77.2% 달해
P2P(Peer to peer·개인간)금융업계의 연체율이 한 달 만에 3배 가까이 상승하며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60개 회원사의 누적 대출액은 1조4735억원, 대출잔액은 7300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연체율도 동반 상승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P2P금융 협회사의 평균 연체율(30일 이상 90일 미만)은 2.99%로 전월(1.04%) 대비 3배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갑자기 연체율이 크게 오른 이유는 회원사 중 '펀듀'의 연체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펀듀는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연체율이 0%였으나 9월 말 기준으로 49%, 이달 20일 기준으로는 77.2%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연체는 시작됐지만 30일이 안 된 상환지연 채권까지 포함하면 연체율은 더 올라간다. 펀듀의 대출 잔액 약 240억원 중 200억원 가량이 제때 돈을 갚지 못해 연체 중인 상황이다.
펀듀는 단기간에 투자자를 무리하게 끌어 모으기 위해 상환기간이 짧은 투자 상품을 내놓으면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주로 투자자의 돈을 모아 홈쇼핑 업체들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 통상 홈쇼핑 업체들은 방송 일정이 잡히면 물건을 만들고 방송을 한 뒤 돈이 들어올 때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홈쇼핑 업체들은 주로 6개월 한도로 대출을 받는데, 펀듀는 1~3개월짜리 단기로 투자 상품을 구성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말부터 개인 투자자가 한 업체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연 1000만원으로 제한한 'P2P 대출 가이드라인'이 시작되면서 투자자가 급감했고, 대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연체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P2P업체는 투자자의 돈을 모아 특정 분야 및 개인에 대출해주고 상환 만기일이 도래하면 투자자에게 원금과 수익률을 되돌려준다. 하지만 대출이 부실화돼 예상했던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면 투자자에게 약속했던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펀듀 외에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취급하는 회사들을 중심으로 연체율과 부실률이 상승하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