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49초만에 한 문제 풀어야… 취준생 울리는 직무적성검사
올 하반기 '직무적성검사의 시즌'이 돌아왔다. 시험을 준비하는 데는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도움을 받아 '직무적성검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의 3중고'에 대해 알아봤다.
인크루트가 작년 10월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직무적성검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 대다수는 '준비 하기에는 전반적으로 시간이 촉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43%가 '매우 부족하다', 40%가 '약간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 '약간 넉넉하다'(12%)라는 답변과 '아주 넉넉하다'(5%)고 답한 응답자 비율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그러다 보니 구직자의 38% 가량은 '1일 이상~5일 미만'(38%) 정도만 '시험 준비를 한다'고 했다.
구직자들의 45%는 서류전형 결과가 발표된 이후로 직무적성검사를 준비하기까지 보통 '6일~10일 사이' 정도의 여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일~5일' 가량의 여유만을 줬다는 기업도 38%로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응답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여유시간을 계산해보면 전체 평균은 8.2일로, 직무적성검사 준비에 일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만이 주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응답자들이 답한 '인적성 적정 준비 시간'은 20.5일로, '적어도 3주 정도는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렇다면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어떻게 극복되고 있을까. 구직자의 35%는 '서류발표가 되기 전에 여유 있게 미리 시작한다'고 답했다. 물론, '서류발표가 난 당일부터 바로 시작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33%에 달했다. 반면, '채용일정과 무관하게 평소에 꾸준히 학습'하는 구직자는 17%에 그쳤다.
인크루트가 실시한 다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직무적성검사 교재 마련 단계에서도 시험 준비에의 장벽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된다.
구직자의 상당수는 직무적성검사 준비를 위해 '교재에 의존'(34%)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의 절반(47%)은 '직무적성검사교재 구입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보통 교재 한 권 구입에 소비하는 금액은 보통 '1만원-3만원 미만'(25%)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 번 구입시 '5만~10만원'의 책을 구매한다는 응답자들도 13%나 됐다.
이 비용은 47%의 구직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부모님 등 가족의 지원'(28%)을 받거나 '아르바이트 등 경제활동'(26%) 등을 통해 교재 구입비를 마련하고 있었다. 각종 생활비, 학자금 마련도 모자라 '한 시즌 별 2-3회 응시'(27%)하는 직무적성검사 준비에까지 경제적 고충을 감내하고 있는 셈이다.
인크루트는 이어 작년 하반기 직무적성검사를 실시한 국내 20개 기업의 직무적성검사 문제 수와 시험 시간을 조사했다.
적게는 60문제(S-OIL), 많게는 220문제(금호아시아나그룹) 사이에 분포되어 있는 전체 직무적성검사 문항 수의 평균은 63.1개(인성검사 및 에세이, 창의력 문제는 제외한 수치). 제한 시간의 평균은 47.7분으로 지원자들은 한 문제를 평균 48.5초 이내에 풀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원자들을 무지막지한 시간의 압박 속으로 밀어 넣는 직무적성검사는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K-SAT로 220문항을 44분 내에 풀어야 하는 것(2016년 상반기 기준)으로 밝혀졌다. 모든 문제를 다 푼다는 가정 하에 단순 계산해보면, 문제 1개 당 배분해야 하는 시간은 약 12초. 응시 경험자들은 '문제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풀 수 있는 문제와 풀 수 없는 문제를 재빨리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문제를 풀 수 있는 시험은 S-OIL의 TOCT다. 독해, 언어추리 2개 영역의 60문제를 110분 내에, 즉 문항 당 1분 50초 남짓한 시간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