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삼 삼성전자 부사장이 지난 3월 9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플렉스워시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의 미국 수출에 문제가 생겼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하는 세탁기가 자국 산업에 피해를 끼친다고 판정했다. 미국 가전기업 월풀이 ITC에 무역법 201조에 따른 조사를 요청한 결과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시장에 대형 가정용 세탁기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1조1400억원에 달한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때문에 경쟁업체인 월풀은 한국 기업 견제를 위해 다양한 수단을 취하고 있다.
월풀은 2011년 반덤핑 제소를 했고 이 때문에 삼성전자 세탁기에 관세가 부과됐지만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며 관세가 풀린 바 있다. 올해 초에는 월풀의 제소로 ITC가 중국에서 제작한 삼성전자 세탁기에 반(反)덤핑 관세 52.51%를 확정하기도 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중국 대신 베트남 공장에서 미국 수출용 세탁기를 생산한다.
월풀은 양사가 반검핑 규제 회피를 위해 공장을 이전했다며 세이프가드 발동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ITC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로 인해 미국 기업이 실제 피해를 입었는지 조사해왔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세이프가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ITC는 삼성과 LG전자의 입장을 듣는 공청회를 거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관세 상향, 수입량을 제한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등의 규제는 미 대통령이 결정한다.
공청회는 오는 19일로 정해졌다. ITC는 12월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ITC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공청회에 참석하는 등 무역규제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향후 공청회에서도 미국 세탁기 산업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펼치는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낮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