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면 항상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거의 예외 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이어폰을 귀에 꽂고 눈을 감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진 풍경도 있다. 책을 보거나 신문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것이다. 지하철의 풍경을 보면 스마트폰이 책을 대체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다. 손 안에 세상이 모두 들어있다는 스마트폰 정보가 담겨있고 재미있고 유익하고 편리하다. 모든 면에서 유용하니 사람들이 손에서 놓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스마트폰 못지않게 정보가 있고 재미가 있고 유익한 존재는 바로 책이다. 지인이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새 집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해야 했다. 그 덕분에 그에게 새로운 기쁨 하나가 생겼다고 한다. 출퇴근길에 책을 보며 다닐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출퇴근길에 매달 두 세 권씩 책을 읽는다. 책은 흔히 말하는 마음의 양식을 떠나서라도 사람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정보나 지식을 알고 싶으면 먼저 찾는 게 책이다.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런 정보는 단편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전체를 아우르는 지식과 정보는 책에 있다고 본다. 심심할 때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재미를 선사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에 담겨 있는 다양한 재미에 비할 수는 없지만 책이 주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이 없을 때는 너도나도 들고 다니던 책을 보며 재미있어 했다. 상식과 교양을 얻는데도 최고의 역할을 한다. 책은 어떤 분야에 대한 내용이든 세상의 모든 교양을 수록하고 있다. 어느 모로 보아도 가까이 하고 꼭 손에 들어야 할 것이 책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로 책은 거의 잊어지는 존재가 되는 듯 하다. 예전에 지하철을 타면 볼 수 있던 문에 기대어 또는 자리에 앉아 책을 펼치고 있던 그 풍경 요즘은 지하철에서 책을 보려면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들고 심할 때는 바쁜시간 때에는 민망한 생각까지 든다. 사회의 풍경이 그렇게 바뀐 것이다. 스마트폰은 시간이 갈수록 더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쏠려있는 관심이 이제는 조금 수그러들었으면 한다. 그 관심이 책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스마트폰과 함께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어느 한쪽이 아니라 양쪽에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으면 더 좋지 않을까. 지하철에서 책을 읽던 그 풍경처럼 스마트폰을 향한 사랑이 책에게도 나누어 졌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