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금융감독원 브리핑실에서 권순찬 부원장보가 실손의료보험 감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금융감독원
보험사 24개 중 21곳에서 보험료산출 불합리 발견…표준화 전 실손보험 갱신보험료 25% 인하
약 40만명의 실손보험료 가입자가 100억원 가량의 보험료를 덤터기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금융 당국은 보험료 산정 방식의 불합리한 부분을 시정해 가입자들이 부당하게 더 낸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실손보험료 책정에 대한 적절성을 점검한 결과 24개 보험사 중 21곳(중복 포함)에서 특정 상품 및 연령에서 보험료 산출이 불합리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감리는 2015년 10월 가격 자율화 조치(표준화) 이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감리로, 보험사들이 높은 손해율을 이유로 실손보험료를 과도하게 올렸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4월 시작됐다.
실제로 실손보험료는 지난 2015년 3% 인상했으나 작년엔 18.4%, 올해는 12.4% 올랐다.
금감원은 지난 2008년 5월 이후 판매된 실손보험을 대상으로 감리를 한 결과 "전반적으론 실손보험료 인상 폭이 과도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일부 회사가 특정상품에서 보험료 산출기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문제가 발견돼 이를 바로잡기로 했다.
표준화 전·후 실손보험료 및 보장률 비교(60세 남자를 기준으로 예시)./금융감독원
감리 결과 생보사들이 지난 2008년 5월부터 2009년 10월 이전까지 판매한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 상품의 보험료에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생보사들은 표준화 이후 실손보장률을 기존 80%에서 90%로 올리면서 매년 실손보험료를 갱신할 때 표준화 전 상품에 대해선 통계량이 적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동결했다.
그 결과 표준화 전 상품은 보장률이 표준화 이후 상품보다 낮은 데도 오히려 보험료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표준화 전 상품에 가입한 60세 이상에서 보험료 역전현상이 주로 발생했다.
실제 표준화 이전 상품에 가입한 60세 남성은 매달 2만9681원의 보험료를 냈으나 표준화 상품에 가입한 같은 나이의 남성은 1만8456원으로 더 저렴한 보험료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표준화 전 실손보험료는 인하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내년부터 일부 생보사들의 표준화 전 실손보험의 갱신보험료를 약 15% 인하해, 5만여명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주로 60세 이상 가입자의 보험료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한 표준화 실손보험 보험료도 0.5~2.0% 인하한다. 수혜자는 33만명으로 추산됐다.
이밖에 보험사들이 지난 2014년 8월부터 판매한 노후실손보험의 경우 내년에 보험료가 동결 또는 소폭 인하돼 2만6000여명의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감리로 총 40만명(전체 가입자의 1.3%)이 혜택을 보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감리를 통해 보험사의 보험료 산출 관련 내부통제가 강화되고, 합리적인 보험료 책정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