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점포수 증감률 및 지점통폐합 계획./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사
문 정부 출범 후 하반기 채용 확대 추세…시중은행 하반기 134곳 이상 점포통폐합 계획
은행들이 하반기에도 점포 통폐합에 나선다. 비대면 거래의 증가로 내점 고객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면 채널 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맞추기 위해 하반기 신규 채용은 울며 겨자 먹기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을 포함한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IBK기업·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 124개 이상의 점포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파격적인 점포 정리를 시도한 씨티은행은 지난 7월부터 총 126개의 소비자금융 영업점 중 90개를 줄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미 비대면 거래 고객이 전체 고객의 90%를 넘어선 만큼 금융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지점 모델에서 벗어나 디지털 금융에 초점을 맞춘다는 취지에서다. 당초 씨티은행은 올 하반기 101개의 지점을 줄이려고 했으나 노조의 반대로 전체 지점의 71.4%가량인 90개만 축소하기로 했다.
이 외 시중은행들도 연내 지점 통폐합 계획을 세우고 있다. 보통 본격 영업에 앞선 연초나 연말에 점포 조정 계획을 수립·시행하기 때문에 가을께 구체적인 통폐합 계획이 나온다.
이들 중 하반기 점포 계획이 나온 곳은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으로 각각 20개, 14개의 점포를 통폐합할 예정이다. 올해 24개 점포를 통폐합 한 우리은행은 하반기 추가 통폐합 계획이 없다. 기업은행은 점포 계획을 연간으로 잡지 않고 상황별로 영업점 신청을 받고 검증을 한 뒤 통폐합을 진행하는데, 현재까지는 추진 중인 사항이 없다. 국민은행은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 검토할 예정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점포를 줄여나가는 이유는 비대면 거래의 급증 때문이다. 모바일·인터넷 금융거래 서비스가 발달하며 대다수 고객이 이미 간단한 금융거래는 모바일 앱이나 ATM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은행도 접근성, 수익성 등을 고려해 점포를 줄여나가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 6곳의 올해 6월 말 국내 점포 수(출장소 등 포함)는 5450개로 전년 동기(5654개)보다 204개(3.60%) 줄었다.
그중 KEB하나은행이 2016년 6월 말 919개에서 2017년 6월 말 819개로 1년 만에 100개(10.88%)를 축소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1122개에서 1066개로 56개(4.99%), 우리은행이 932개에서 87개에서 45개(4.82%), 기업은행이 637개에서 616개로 21개(3.29%), 농협은행이 1176개에서 1162개로 13개(1.19%) 줄였다. 다만 신한은행은 868개에서 900개로 오히려 32개(3.68%) 늘렸다.
반면 채용은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지점과 함께 직원 수를 줄이며 신규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문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코드에 맞추기 위해 하반기 채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6개 시중은행의 하반기 채용 예상인원은 1320명에 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은 고객과 위치 등 지점별 상황에 따라 통폐합하는 것이지 급하게 지점을 축소하려고 하진 않는다"며 "아울러 신도시 또는 신설단지가 생겨나는 곳 등 금융 수요가 있는 곳은 점포를 새로 내기도 하기 때문에 순 감소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점포를 줄이는 만큼 거기서 일하는 직원 수도 함께 줄어들기 마련인데, 현 정부의 기조에 따라 신규 채용을 확대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라며 "은행 입장에서 고민이 많은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