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도 넘은 것 같은데 '올인'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모든 것을 투자하여 한 방 지른다.. 라는 도박적인 의미도 있듯 카지노를 배경으로 야망과 사랑을 주제로 삼았던 드라마로 기억한다. 모든 것을 한 번에 건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선택과 집중을 필요로 한다. 경영학적 의미로도 선택과 집중은 자그마한 가게나 큰 기업까지 운영전략의 하나로서 많이 강조되고 있기도 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위험하고 극단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올인' 정신도 필요하다. 자원이나 자금은 한정되어 있을 때 즉 내가 내밀 수 있는 카드가 한정돼 있을 때도 선택과 집중은 필요하지만 이 올인 정신은 개개인들의 일상사에서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내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것은 한정되어 있고 내가 만나는 상황도 내가 선정할 수 없다면 평소 나의 행동철학에 우선 순위를 매기어 그 원칙에 충실하다면 공연한 신경의 분산을 막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이것이 '올인정신'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평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역할을 만든다."라거나 "자신의 위치에 맞는 일에 열중하라."라는 행동철학에 충실했으면 한다. 즉 각자의 직책에 맞는 일과 자신의 일에 열중하라는 것이다. 일예를 들어본다면 비록 규모는 작으나 필자의 사무실에는 최소 3~4명의 상주 인력이 같이 하고 있다. 상담 손님 접수와 내의 정리를 담당하는 인원과 기타 외부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등이다. 작은 법당과 함께 사무실이 협소하다 보니 분위기는 당연 가족처럼 친근하지만 그러나 그들은 상담 손님이 없을 때 종종 내게 "원장님, 저것 좀 집어주세요. 그 앞에 이것도 좀 갖다 주세요!" 하고 요구할 때가 있다. 각자의 일은 각자가 하라는 것인데 아마 어떤 분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필자는 상담 손님이 없다고 다른 가사 일에 신경을 돌리거나 잡담을 나눌 시간적 여력이 없다. 잠시 신경을 다른데 돌리다 보면 정말 마음을 쏟아야 할 일에 산란함이 생기게 된다. 다시 집중을 하려면 산만해진 주의를 다시 다잡아야 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필자의 일은 더구나 집중이 중요한 직업이다. 상담 손님이 없다고 멍 때리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손님이 없다고 노닥거리는 것 이것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물론 높은 직급의 사람일수록 아래 사람의 허드레 일을 도와주면 다정하다거나 소탈하다거나 하는 평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하는 것 이것이 우선이다. 작은 규모의 일터이고 기도도량이지만 필자는 '올인'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내 삶의 진정성을 높이는 일이라 믿고 있다./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