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국내 면세점에서 쇼핑하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 외국인 1인당 매출이 지난해보다 두배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총 매출은 늘어나는 반면 치열한 업계 경쟁에 떠밀려 할인 행사, 프로모션 등으로 판촉비도 증가, 결국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1인 매출↑…'보따리상' 덕
2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은 105만9565명이다. 지난해 7월(191만7166명)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령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반면 외국인 소비자들의 면세점 매출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지난달 외국인 매출은 6억9371만달러로 전년(6억3751만달러)보다 8.8%가 늘었다.
업계에서는 '보따리상'들의 구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에서 한국산 제품을 찾는 수요는 많은데 중국 정부가 유통 경로를 막자 중국 현지 소비자들이 보따리상을 통해 한국산 제품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보따리상 매출이 50%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한국산 제품을 찾는 중국인들의 수요는 많은데 단체 관광이 금지되다보니 보따리상을 통해 구매하는 현지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면세점의 경우 개별 관광객 유치가 기존 면세점보다 더 힘들다보니 보따리상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신규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소비자 80%~90% 이상이 보따리상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면세점 업체들이 보따리상을 고객으로 유치하는데 경쟁하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매출은 내야하지만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이 줄다보니 보따리상이라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익성↓·적자↑…범인은 '판촉비'
지난달 내국인을 포함한 국내 면세점 전체 이용객은 369만5633명으로 지난해 동기 433만177명보다 14.7% 감소했다.
전체 매출은 9억8255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9억536만 달러보다 8.5% 증가했다. 전체 매출은 지난 4월 저점을 찍은 이후 3개월 연속 회복세다.
이같이 총 매출은 늘어나는데 수익성은 떨어지고 적자도 늘고 있다. 이런 '가현상'은 면세업체가 판촉비를 무리하게 쓰고 있기 때문이다.
몇년 전부터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물밀듯이 들어오자 서울 시내면세점이 급증하며 업계 경쟁도 치열해졌다. 즉 관광객들을 자사 면세점으로 끌어들이려면 판촉비를 늘릴 수 밖에 없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 같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다른 경쟁사보다 할인율을 높일 수 밖에 없다"며 "할인을 많이 해주다보니 면세업체에는 마진이 남지 않고 결국에는 적자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사드가 해결되고 중국 단체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예전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라며 "한국산 제품을 찾는 중국인들 수요는 많은데 물품 통관 자체가 힘들다보니 비정상적인 유통 경로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