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새로운 명물, 마포문화비축기지 9월 1일 개장
상암 월드컵경기장 인근 마포석유비축기지가 복합문화공간이 '문화비축기지'로의 변신을 마무리하고 9월 1일 개장한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면적 14만22㎡)의 부지 가운데에 공연, 장터, 피크닉 같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공간(문화마당, 3만5212㎡)이 자리하고, 그 주변으로 6개의 탱크(T1~T6, 10만4810㎡)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서울시는 2002 한일 월드컵 개최를 위해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위험시설로 분류돼 2000년 11월 폐쇄된 뒤 10년 넘게 사실상 버려지고 방치된 석유비축기지를 2년간의 공사를 통해 기존 자원들을 재생하고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문화시설로 변신시켰다.
마포석유비축기지는 지난 1973년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1차 석유파동에 국내 경기가 위기를 맞자 유사시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위해 시가 국고보조금으로 1978년 건설한 곳이다. 이 시설은 건설 당시부터 1급 보안시설로 지정돼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돼 왔다.
이번 공사로 석유비축기지 내 가솔린, 디젤, 벙커씨유 같은 유류를 보존하던 기존 탱크들은 최대한 외부 원형을 살려 복합문화공간, 이야기관 같은 복합문화시설로 재생됐다. 뉴욕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 기존 탱크의 철재를 모두 제거해 만든 공연장(T2), 탱크 상부 구멍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이 마치 숲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까지, 문화비축기지만의 독특한 공간 특성을 활용한 구조물이 눈에 띈다.
기존 탱크 원형 그대로를 살려 송유관 등 석유비축기지 조성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T3)과 1·2번 탱크에서 걷어낸 철판을 내·외장재로 재활용하고 조립해 카페, 회의실, 강의실 등을 새롭게 만들어낸 커뮤니티센터(T6)도 눈여겨 볼만하다.
문화비축기지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친환경이다. 기지 내 모든 건축물은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냉·난방을 해결한다. 화장실 대소변기와 조경용수는 각각 중수처리시설(30t)과 빗물저류조(300t)를 통해 생활하수와 빗물을 재활용한다. 건축물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녹색건축인증(한국산업기술인증원) 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등급(한국건물에너지기술원) 최우수등급으로 예비인증을 받았으며, 준공 이후 본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문화비축기지의 정식개원은 9월1일이며, 개원기념 시민축제는 오는 10월14일 개최 예정이다. 시는 개원 이후부터 연말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40개 팀을 이미 선정 완료하고, 3개월간 시민시장, 음악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문화비축기지는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도보로 약 7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문화비축기지를 감싸고 있는 매봉산 능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1.3km)에서는 상수리나무, 소나무, 잣나무숲 등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으며 매봉산 정상 전망대(93.9m)에서는 문화비축기지는 물론 월드컵경기장과 한강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재생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철저히 통제되던 산업화시대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드릴 것"이라며 "문화비축기지가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명소로 기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문화비축기지는 쓰임을 다한 산업화시대 유산을 역사와 문화의 숨결은 보존하면서 새로운 쓰임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의 대표모델이자 친환경 랜드마크"라며 "41년간 시민과 단절됐던 공간이 문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사람이 모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