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37.5도] 창업선배에게 듣는다(5) 세계 유일 마이크로파 물 살균장치 개발한 아트닉스 창업기
아트닉스 김택기 선임연구원, 이승신 선임연구원, 김진원 대표, 김도원 책임연구원, 이두형 지원팀장 /송병형 기자
창업의 세계에서 비 인기분야인 전통 제조업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저온 물 살균장치를 개발한 아트닉스로, 이곳의 젊은 연구자들은 '제조업이라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먹는 물에 집중, 정수기와 같은 POU(Point-Of-User, 국소적 수처리) 방식이 독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상하수도 배관이 먼저 발달한 선진국이나 수질이 열악한 국가들에서는 POE(Point-Of-Entry, 집으로 들어오는 모든 물을 살균) 시장이 발달해 있다.
아트닉스는 기존 물처리 방식이 가진 단점을 모두 해결한 마이크로파 저온 살균장치로 전 세계 POE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장치는 발암물질을 남기는 화학적 살균이나 유기 오염원이 재증식하는 자외선 살균 등의 방식을 넘어선 '차세대 수처리 원천기술'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이 개발되기까지 젊은 연구자들은 3년여간 자신의 열정과 자금을 모두 쏟아부었다. 후배들을 이끌며 연구를 주도하고, 창업까지 이뤄낸 김도원(30) 아트닉스 책임연구원을 메트로신문이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를 간추린 것이다.
-특허를 낸 기술은 무엇인가?
"기존의 살균 방법으로 약품 투여, 자외선 살균, 전기분해를 통한 살균 등이 있는데, 저희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물을 저온 살균한다. 2014년께 NASA(미 항공우주국)에서 우주인들의 소변을 물로 정화하는 데 처음 사용, 이 현상을 특허냈다. NASA는 물 속에 있는 생물학적 오염원을 마이크로파로 저온 살균할 수 있다는 물리적 현상에 대한 특허다. 우리는 지난 2015년 특허를 출원해 올해 2월 등록했다.우리 특허는 단순히 물리현상에 대한 특허인 NASA와는 달리 실제 마이크로파 저온 살균 장치에 대한 특허다."
-세계 유일의 기술이라고 들었다.
"마이크로파에 의한 살균, 이 물리적 현상이 NASA에 의해 규명된 게 불과 3년 전이다. 같은 해 우리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던 중에 NASA에서 이 현상을 공개해서 저희도 놀랐다. 물리적 현상이 규명된 뒤 상업화 되기까지 최소 5년이 걸리는 게 보통이다. 우리는 이미 연구를 진행 중이었기에 보다 빨리 상업화할 수 있었다. 실제 장치개발은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우리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마이크로파 저온살균이란?
"마이크로파는 물 분자를 진동시키는 동시에 세균과 같은 오염원에 직접 작용해 단백질을 변성시키기도 한다. 이 원리들을 동시에 사용해 물 속 오염원을 살균한다. 살균을 위해 약품을 사용하면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자외선 살균은 오염원을 기절시키는 것이지 영구적으로 사멸시키지 못해 나중에 재증식하게 된다.우리 기술은 발암물질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오염원에도 최적화돼 있다. 우리보다 상하수도 배관이 먼저 발달한 나라에서는 배관 노후로 인해 세균이나 아메바 등 원생동물 등에 오염되기 쉽다. 양치질을 하다가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집으로 들어오는 모든 물을 살균한다. 그래서 POE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우리 제품은 이런 POE 시장에 특화가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정수기는 살균이 아니라 필터로 오염원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개발하게 된 계기는?
"우리 연구원들은 모두 한국항공대 선후배 관계로 총학생회 활동과 대학원(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생활도 같이했다. 대학원에서 물 입자를 뿌려서 야외 온도를 낮추는 기술을 연구 중이었는데, 안개 스크린 연구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다. 그런데 아무리 정수 필터를 써도 물탱크에 녹이 반드시 나서, 안개 분무 장치도 노즐에 녹이 슬었다. 이때 물 자체에 대한 해결이 안되면 아무 것도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대학원에서 국책사업연구를 하다가 사업을 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준비 없는 창업은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바로 뛰어들지는 않았다. 우리 중 누군가는 회사에 취직해서 사회생활을 경험해 보고나서 결정하기로 했다. 그때가 2013년 겨울이다. 다음해 석사를 마친 뒤 박사과정에 들어간 일부를 제외하고 우리 대다수가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주말인 금토일에는 종일, 평일에는 퇴근하자마자 모여서 3년 내내 연구개발 등 창업을 준비했다. 우리 모두 회사에서 돈을 버는 대로 족족 이 연구에 투자했다. 회사를 다녀보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현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다가 올해 초 모두 이 사무실에 모여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특허 등록도 마치고 해외에 법인도 세웠다. 연구개발 인력만으로는 창업에 성공할 수 없다. 관리와 재무 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문성을 가진 지인들을 경영진으로 받아들였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보통 창업이라면 IT나 패션, 특히 앱 개발 아이템이 유행이다. 전통 제조업에는 관심이 크지 않고, 투자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제조업을 해도 충분히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물의 경우 환경 분야로 4차산업의 일환이다. 이런 분야는 잘 공략을 하면 충분히 제조업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전통 제조업에 도전하는 후배들이 많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