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로 이유정(49·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를 지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여성·노동·아동·인권,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 등을 위해 헌신해 온 인권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박 대변인은 "이 변호사는 호주제 폐지, 인터넷 실명제,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 다수의 헌법 소송을 대리하며 공권력 견제와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헌법 및 성 평등 문제에 대한 풍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을 갖춘 법·여성학 학자로서 헌법 수호와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 재판관의 임무를 가장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론과 실무를 갖춘 사회참여형 법조인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 후보자는 1994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검사로 임관했지만 2년 만에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여성인권위원장과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를 맡는 등 여성인권 강화 활동에 힘을 쏟았다.
2003년에는 호주제 폐지를 위한 법무부 가족법 개정위원회에도 참여했다.
이후 인하대 로스쿨 교수로 활동하다 2010년 법무법인 원에서 인권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 후보자는 법무법인 원이 만든 공익사단법인 '선'에서 여러 인권변론을 수행했다. 수사기관이 특정 기지국을 거쳐 만들어진 통신자료를 대거 수집해 수사에 활용하는 '기지국 수사'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원에는 참여정부 시절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된 전효숙 전 재판관의 남편인 이태운 변호사,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 등이 속해 있다. 이태운 변호사는 서울고법원장 출신이다.
세월호와 땅콩회항 사건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이 후보자는 2015년부터 세월호 유가족을 대리해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을 맡았다. 같은 해 일어난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의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가사 사건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선 소속으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 명단에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은 6월 법원의 지정으로 신 회장의 한정후견인이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영화감독 홍상수의 이혼소송도 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