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정유라 씨를 특정해 독일 현지 훈련을 지켜보려 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전직 승마협회 부회장인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는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공판에서 박 전 사장이 2015년 7월 25일 정씨가 체류하는 비블리스로 가겠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증언했다. 이 상무는 곧장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게 전화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박 전 전무는 박 전 사장과의 점심 약속으로 일정을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박 전 전무는 특검 조사에서 '당시 말을 타지 않은지 오래된 정씨의 훈련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비블리스가 아닌 프랑크푸르트에서 점심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후 이 상무는 박 전 사장에게 '사장님, P(박원오) 전화했습니다. 지금 훈련장까지는 오실 상황 아니니 7월 29일 점심 때 프랑크푸르트에서 P와 얘기하면 되겠다는 전언이라고 합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상무는 박 전 사장이 당시 다른 선수들이 아닌 정씨를 특정해 훈련하는 모습을 보겠다고 말한 이유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정유라 씨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자리에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을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에 보고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정씨는 지난 2014년 12월 17일 저녁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송년행사에서 수상하기로 했으나 돌연 불참했다. 당시 정씨는 박 전 대통령 보좌관이던 정윤회 씨의 딸이자 '공주 승마'의 주인공으로 보도된 뒤였다.
검찰 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이 상무는 장 전 차장에게 '사장님, 승마인의 밤 행사가 막 종료됐습니다. 미디어는 연합뉴스, sbs, 경향신문 등이 왔었고 정윤회 씨 딸 수상 참석을 취재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으나, 사전에 불참하는 것으로 조치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영국 올림'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당시 이 상무는 승마협회 부회장이 된 지 두 달째에 접어든 상태였다.
검찰이 메시지 대부분이 언론의 정씨 취재와 그의 불참에 할애된 점을 지적했지만, 이 상무는 당시 장 전 차장과 정씨의 참석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상무는 이듬해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로 예정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와 관련한 여론의 주목이 부담돼 해당 문자를 보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알게된 경위에 대해, 2015년 8월 21일 당시 빙상연맹 회장이던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후원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라며 소개서를 건네 처음 알았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