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화자산운용 아시아 에쿼티투자팀 박준흠 상무
"10년 전 베트남펀드 투자 열풍과 지금은 다르다"
박준흠 한화자산운용 아시아에쿼티 본부장./자료=한화자산운용
"지금 베트남에 투자해도 늦지 않았다"
박준흠 한화자산운용 아시아 에쿼티 투자팀 상무는 "연초 이후 가파르게 오른 베트남 증시에 대한 부담과 과거 베트남 증시의 거품을 경험한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투자 열풍이 불었던 10년 전과 비교해 베트남 증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나 크게 달라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는 총 22조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8% 늘어난 규모다. 이처럼 베트남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면서 글로벌 자금을 쓸어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베트남 펀드 투자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박 상무는 "10년 전 베트남 주식 시총은 10조원도 미치지 않았던데 반해 현재는 100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자본시장을 활성화 시키려는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베트남 정부는 우량 국유기업들을 순차적으로 민영화시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거래소 상장을 통해 주주들에게 이윤을 배분하고, 외국인 자금을 많이 유치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베트남 증시가 한국보다 고평가 되었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베트남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로 한국 증시 PER(9.8배)보다 높기 때문이다. 또 베트남 대표 시장인 VN지수는 연초 이후 16% 이상 올라 조만간 조정장을 겪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박상무는 "베트남 증시가 고평가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베트남 기업들의 평균 이익 성장률은 20%고, GDP 성장세도 6, 7%대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2%대에 불과한 한국 증시보다 고평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한국 시장은 분단국가로써 어쩔 수 없이 평가 절하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또 투자를 해서 수익을 얻고 싶다면 원화 자산에만 몰아서 투자하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해외투자는 개인이든 법인이든 일정부분의 원화 자산을 분산투자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해외투자를 한다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국가는 단연 베트남"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베트남을 '포스트 차이나'로 평가한다. "저렴한 노동력과 그에 비해 높은 노동생산성이 과거 중국이 누렸던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지위를 향후 수년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또 "그간 베트남 투자의 위험요소로 꼽혔던 환율 약세나 유동성 이슈도 상당히 개선되고 있어 고무적이고 현 정부의 친시장 정책과 외자유치에 대한 강한 협조가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전했다.
또 다른 호재는 베트남 증시의 MSCI 신흥시장 편입 가능성이다. 현재 프론티어 시장에 있는 베트남 증시가 이머징으로 격상되면 MSCI 이머징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자금들이 베트남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증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베트남 정부의 의지도 크다.
박 상무는 "향후 1~2년 내에 베트남이 이머징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중국 A주가 이머징시장에 편입됐는데 사실 베트남은 선물시장도 개방하는 등 중국보다 개방폭이 크다"면서 이머징지수 편입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투자에 앞서 유의할 점을 물었다.
박 상무는 "베트남이 과거 10년 전보다는 시장규모나 경제상황, 외환보유고 등 환율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프론티어에 속한 아주 작은 시장이고 투자 대상 또한 많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아무리 좋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예상 못한 마이크로 변수나 돌발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국가에 대한 투자는 위험을 감내할만한 정도의 자금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배분하는 것이 위험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