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7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리 소재 NH농협은행 제주수련원에서 열린 '농협금융 2020 경영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가 고객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산관리 전담 조직을 만들고 카드사업 자율성을 확대하는 등 계열사 혁신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농업지원사업비 납부전 당기순이익 1조6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농협금융지주는 7일 NH농협은행 제주수련원에서 김용환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금융 2020 경영혁신 토론회'를 열어 이런 방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9일 밝혔다.
우선 농협금융지주가 중심이 되고 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이 참여하는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가칭)를 만들어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계열사 역량을 결집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주기적으로 점검·보완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지금까지 금융회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그룹 차원에서 고객 자산의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을 가장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김용환 회장은 "고객 자산의 수익률을 제고하는 것이 금융회사 본연의 역할이면서, 자산관리(WM)사업의 핵심 경쟁력임을 강조하고, 지주, 은행, 증권, 자산운용의 역량을 모아 고객 자산 증식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이른바 '아웃도어 세일즈' 팀을 모든 영업점에 배치하고 대면·비대면 거래를 융합하는 '통합 옴니채널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국내 3대 은행을 목표로 삼는다.
은행 관계자는 "전사적인 업무 효율성 제고를 통해 손익 누수(漏水)도 최소화할 예정이다. 광범위한 조직의 협업 강화를 위해 본부의 현장 원스톱 지원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그간의 관행적 여신심사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타행과 경쟁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외형 중심 양적 성장에서 탈피해 은행의 질적성장을 위한 경영관리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고(高)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자산·저 원가성예금을 중심으로 자산·부채의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실질 손익 평가 강화, 영업점장의 건전성 관리 책임 강화 등 경영관리를 세분화하여 실행할 계획이다.
아을로 신상필벌에 입각한 엄정한 인사로 성과중심 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은 카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율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카드 사업은 농협은행의 사업부문인 'NH카드분사'가 담당하고 있는데 상품·예산·조직·인사 등에 관한 권한을 확대해 독립 법인과 비슷한 수준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빅데이터 분석에 토대를 둔 핀테크 사업 등을 확대해 2020년에 카드 이용액 110조원을 달성하고 시장 점유율 3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NH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업무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자산관리(WM)업무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고객관점에 영업모델을 대폭 혁신해 초고액자산가(HNW )고객에게는 팀제 자산관리 제도를 도입해 자산관리 서비스의 폭과 깊이를 더하고, 앞선 IB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구조화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완성형 투자은행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생명보험은 보장성 중심의 안정적 수익구조를 구축하고, 서울지역에 FA (Financial Advisor) 센터를 설립하는 등 도시지역 고객을 위한 사업기반도 강화할 예정이다. 손해보험은 업계 선도사 수준의 상품·채널 경쟁력과 농업정책보험 전문 금융회사의 역할 완수를 양대 축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국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소액대출, 은행, 손해보험 사업 등을 담당하는 합작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캄보디아에서는 소액금융사업을 위해 중소형 MFI(Micro Finance Institute) 인수를 추진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여신전문사 설립을 추진하며 미얀마에서는 MFI 사업을 확대한다. 베트남에서는 디지털뱅킹 사업을 벌인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번 혁신안이 제대로 실행되면 계열사가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농협중앙회에 내게 돼 있는 농업지원사업비 납부 전 순이익이 2020년 1조65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7.64%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