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접어든 국정농단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증인으로 서는 등 일대 전환점이 예고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 5명의 뇌물공여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측에 뇌물 298억원을 준 혐의를 받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세 차례 독대하고 뇌물 수수와 공여에 합의했다고 본다.
박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은 특검과 삼성, 재판부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측으로선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질책과 강요, 압박을 가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기회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자신의 오후 공판에서 갑자기 책상에 엎드린 채 머리를 묻어 재판이 중단됐다.
이에 재판부는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의 증인신문을 중단하고 박 전 과장과 정현식 사무총장의 증인신문 일정을 각각 6일과 7일로 미루었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공판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3일 열리는 블랙리스트 결심 공판에는 오전에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에 대한 결심이 진행된다.
같은날 오후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문수석과 김소영 전 청와대 교문수석실 문화체육비서관에 대한 결심이 예정돼 있다.
현재 김 전 비서관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특검의 구형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기억이 잘 나지 않고, 문체부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동철 전 비서관은 '박준우 전 정무수석 지시로 만든 보고서를 끝으로 관련 업무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선고기일은 보통 결심공판 보름 뒤에 이어지지만, 관련 혐의로 재판중인 박 전 대통령의 일정에 맞춰 선고 기일을 정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