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에 20억 장학금 기부한 김형식 국제장학재단 이사장의 특별한 사연
건국대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김형식 서울국제장학재단 이사장 /건국대
건국대학교가 2006년부터 지난 10년간 매년 건국대 후학들에게 총 1억 원을 지원하고, 발전기금까지 포함해 그동안 총 20억 7000만 원이 넘는 기부를 해 온 원로교육자의 특별한 기부 사연을 소개했다.
30일 건국대에 따르면 죽암(竹巖) 김형식 서울국제학교 및 서울 국제장학재단 이사장(76)은 국제 학교 교육 사업과 장학사업의 이유를 묻는 인터뷰 때마다 거창한 '교육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6.25 때 진 빚을 갚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김 이사장은 6.25 한국전쟁이 터지고 경기 양수리 건넛마을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다 1.4후퇴로 다시 피난길을 떠나야 했던 시절 마산에서 중학교를 다녔는데, 당시 부친의 친구인 마산 중앙감리교회 김창호 목사의 도움으로 어렵게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당시로는 5000환,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5만 원 정도를 매월 받았다.
김 이사장은 "돈을 받으러 갈 때마다 그 목사님 댁에 들어가는 것이 부끄럽고 떨리는 15살 소년이었다"며 "그때 내가 커서 이 빚을 꼭 갚으리라 다짐했다"고 한다. 그 실천으로 김 이사장은 1993년 서울국제장학재단을 설립해 건국대 등 전국 대학생과 중·고등학교, 복지관 등 매년 90여 명의 학생에게 8000여만 원 씩의 장학금을 지원해왔다.
건국대는 2006년부터 지난 10년간 매년 10명씩의 영어영문학과 학생 100명이 총 1억 원의 서울 국제장학금을 받았다. 건국대 영어영문학과 영어영문학 62학번 동문인 김 이사장은 또 건국대에 그동안 발전 기금과 장학기금으로 총 20억 7000만 원을 기부해 이를 토대로 2015년 '건국대 죽암 장학회'를 설립하고 매년 학생들을 선발해 실질 등록금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장학기금의 이자로 매년 지급되는 장학금으로 설립 첫해인 2015년에는 재학생 9명을 선발해 13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수여했고, 작년에는 16명의 학생에게 총 17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올해 수여한 장학금 총액은 1250만 원이다.
김 이사장은 "6.25로 어려운 시절 주변의 도움으로 학교를 마칠 수 있었고 이때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성공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결심을 평생 마음에 꼭 담아두었다"며 "죽암 장학회를 설립한 매년 이러한 뜻깊은 장학금 수여식을 맞이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건국대 졸업후 1973년 미국인 교육자 에드워드 B. 아담스 씨, 고 유일윤 건국대 이사장과 함께 국내 최초의 외국인 자녀 대상 국제 학교인 서울 국제 학교(SIS)를 설립했으며 2001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