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최씨 지시로 인사관련 서류가 청와대에 전달된 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장씨는 2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공판에서 '지난해 2월께 최씨의 지시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으로부터 인사 관련 서류를 받아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에 전달한 뒤, 박민권 전 문체부 1차관이 경질되고 정관주 전 차관으로 교체됐다'고 진술했다.
장씨는 당시 김 전 차관이 최씨를 가리켜 '대단하시네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7월 대치동에 있는 최씨 집에서 촬영한 최씨 가방 속 민정수석실 세평자료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최씨는 인사 대상자 김모 씨에 대한 세평 문건에 '체육재단 추천'이 적혀있었고, 옆에는 최씨 글씨로 '직원보류' 표기도 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최씨 개인 트레이너 김모 씨가 K재단에 추천됐고, 장씨가 LG애드 출신 조모 씨의 이력서를 프린트해 최씨에게 전했다고도 진술했다. 장씨는 이 이력서 역시 최씨 가방 안에 있었고, 서류봉투에 적힌 '미르 이사장 후보' 글씨도 최씨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씨는 당시 최씨의 가방을 촬영한 이유는 최씨가 청와대에 보내는 서류에 표기한 알파벳 V가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표기를 항상 자신이 했다고 밝혔다.
평소 최씨가 아침마다 청와대세어 보낸 여러 서류를 밀봉 상태로 받곤 했다는 진술도 이어졌다.
그는 최씨가 이 가운데 특정 단체에 들어갈 만한 사람의 이력서를 주면서 '맞는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장씨는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여러 인물을 추천하고 청와대 관계자가 이를 검토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 과정에서 삼성의 지원 계획이 외부에 새어나갔다는 이유로 새벽에 최씨에게 혼났다는 진술도 했다.
장 씨는 "'(최씨가) 이렇게 위에 민정수석실에서 관리하는데 너희가 소문내면 안 된다'고 엄격히 혼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우 전 수석은 장 씨에게 본인을 아는지 물었고, 장씨는 모른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이 장씨가 특검 수사에 협조해 아이스크림을 받았다고 발언했다. 재판부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로 장씨의 답변을 말렸다.
답변할 수 있다는 자신의 대답을 방청인들이 크게 비웃자, 장씨는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