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후 전 세계적 금리 인상 추세…예금금리 2%대 등장, 대출금리도 꾸준히 상승세
국내 시중금리가 본격적인 인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1.00%에서 1.00~1.25%로 올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인 방시코(Banxico)는 기준금리를 6.75%에서 7.0%로 0.25%포인트 올리며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으며, 중국은 자금시장 금리를 꾸준히 올려 왔다. 한국은 11개월째 기준금리(연 1.25%)를 동결하고 있으나, 시장금리는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예금금리, '2%대 단비' 내린다
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우리·KB국민은행 등 17개 국내은행이 공시한 1년물 정기예금 상품(30개)의 평균 금리는 1.4%로 한 달 새 0.07%포인트 올랐다.
2%대 금리 상품은 전무했으나 각종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2%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정기예금 상품도 금리가 서서히 오르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중반 기준금리 인하 후 2%대 정기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불과 5년여 전까지만 해도 3%대 상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5년 중반부터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1%대 정기예금이 주를 이뤘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하며 연 최고 금리 2%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을 내놨다. 케이뱅크가 이 상품을 7차례 완판함과 동시에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시중은행들도 2%대 금리 경쟁에 뛰어들었다.
우리은행은 연 최고 2.0% 금리의 '위비 슈퍼 주거래 패키지2'를 출시했으며, 씨티은행은 '뉴인터넷뱅킹' 오픈 기념으로 연 최고 2.0%의 정기예금 특별 판매를 실시했다.
적금의 경우 2%대 중반을 넘어서는 상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절약과 재테크를 합성한 '짠테크'를 표방한 모바일 적금 상품 '위비 짠테크 적금'을 출시해 최고 연 2.3%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연 최고 2.6%의 금리를 적용하는 '신한 두배 드림(Dream) 적금'을 판매하고 있고, KB국민은행은 최고 연 2.5%의 금리를 주는 'KB 1(일)코노미 스마트' 적금을 출시했다. KEB하나은행도 연 최고 2.8%의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머니세상 적금'을 판매 중이다.
◆ 대출금리 여전히 상승세
은행권의 대출 금리 인상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시장금리가 미리 상승하면서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1.47%로 전달 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코픽스가 전달보다 오른 건 지난해 12월 이후 다섯 달 만으로,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0.01%포인트씩 일제히 올랐다.
신한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5월 2.81~4.12%에서 이달 2.82~4.13%로 올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3.09~4.29%에서 3.10~4.30%로, KEB하나은행은 3.01~4.09%에서 3.01~4.09%로 각각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최저금리만 0.01%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상품 금리에 기준이 되는 금융채 6개월물과 1년물도 각각 0.02%포인트, 0.01%포인트씩 올라 1.39%와 1.53%를 기록했다.
지난달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IBK기업·NH농협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5%에 육박한다.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82%로 지난 2월(4.07%)에 비해 0.65%포인트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 세계가 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만큼 우리나라도 곧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모바일·인터넷 뱅킹을 위주로 비대면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금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