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입시·학사 비리의 공범 혐의를 받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훈련 지원 명분을 위해, 대한승마협회 선수들에 대한 지원 제안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박재홍 전 마사회 장애물 경기 선수 겸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 공판에서 삼성이 정씨 한 명만 지원하기에는 명분이 서지 않으니, 마장마술 외에 장애물 종목도 지원한다고 받아들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 전 감독은 검찰이 "2015년 8월 3일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로부터 '삼성이 최씨의 딸 정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키로 했는데 정씨만 지원하면 언론이 문제 삼으니, 장애물 종목 등 다른 승마선수도 지원하기로 했다. 박 감독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이니 삼성을 이용해 올림픽에 출전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정씨에 대해 대기업 삼성이 한 사람을 지원하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니, 이참에 전체를 지원한다면 협회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여긴 것이냐"고 질문하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최씨 측 변호인이 "2015년 8월 25일 독일 하겐 경기를 보러 온 회장사 관계자를 만났을 때까지 박 전 전무나 삼성 측으로부터 '정유라 마장마술 지원 구색 맞추기로 장애물 종목을 끼워넣었다'고 말한 적 없지 않나"라고 따져 묻자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고 물러섰다.
박 전 감독은 마사회에 대한 최씨의 영향력을 두고 변호인과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그의 진술에 따르면, 2015년 10월 말께 최씨가 박 전 감독에게 전화해 '비행기 표를 보냈는데 왜 출국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현명관 전 마사회장의 승인이 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에 최씨는 10분 뒤에 다시 전화해 '현 회장이 오케이 했다'며 출국을 종용했다.
이에 최씨 측 변호인이 "최씨가 현 회장을 모른다는데 어떻게 전화 연락 10분만에 승인을 받을 수 있느냐"고 따지자, 판사가 진술의 신빙성은 재판부가 판단한다며 중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