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3호선 대화역이 있는 고양시는 대형 매장의 각축장이다. 킨텍스를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에 대형마트 10여곳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고양시는 향후 킨텍스-한류월드-호수공원 일대를 '신한류 관광특구'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외국인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권이다.
지리적 요충지인 자유로 킨텍스 IC와 이산포 IC 초입에 있다. 따라서 파주와 김포 등 광역상권에서도 접근하기 쉬운 편이다. 그중 지난 2014년과 2015년 각각 킨텍스에 문을 연 롯데 빅마켓과 이마트 타운은 강력한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광역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빅마켓 "회원 위해 마진 최소"
롯데 빅마켓(VIC Market·Value In Customer)은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토종 창고형 회원제 할인점이다. 롯데마트는 2012년 6월 1호점인 금천점을 시작으로 현재 신영통점(2012년 9월)과 영등포점(2013년 2월), 도봉점(2013년 2월) 등 4개점을 기존 롯데마트 매장에서 빅마트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2014년 11월 5번째로 문을 연 킨텍스점은 롯데백화점이 롯데마트에서 전환해 문을 열던 방식을 벗어나, 처음으로 신축한 점포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에 특화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일산서구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빅마켓 킨텍스점은 지하 3층~지상 2층 건물로, 연면적 1만5101평(4만9833㎡)에 영업면적 5298평(1만7483㎡) 규모를 자랑한다.
지상 1층에는 1235평(4076㎡)의 식품 매장, 지상 2층엔 1763평(5818㎡) 규모의 비식품 매장과 가전 전문점 하이마트가 있다. 지하 2~3층은 차량 657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경정비·타이어센터로 구성돼 있다.
특히 비회원도 쇼핑할 수 있는 지하 1층은 중소형 대형마트와 맞먹는 2607평(8603㎡) 규모로, 푸드코트·키즈 카페·커피 전문점·패스트푸드점 등 20여개의 고객 편의시설이 입점해 있다.
유아와 아동 비중이 높은 주변 상권을 고려해,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가 400평(1322.31㎡) 규모로 입점했고, 반려 동물 전문샵 '펫가든'도 74평(244.628㎡) 규모로 운영중이다.
또한 킨텍스점은 기존 대형마트에서 전환한 점포보다 2배 가량 높은 8m짜리 층고로 매장 내 대용량 팔레트 진열과 상품 적재를 할 수 있어, 창고 없는 매장을 실현하고 있다.
이처럼 대량 매입을 할 수 있어 낮은 운영비용과 효율적인 상품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존 빅마켓에 비해 운영 상품이 대폭 개선된 점도 눈길을 끈다. 기존 3000여 개의 운영 상품 가운데 15%에 달하는 450여 품목의 신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세계 유명 브랜드의 생필품·화장품·의류·잡화·주방용품도 직수입과 병행수입 등을 통해 가격을 대폭 내렸다.
롯데마트는 빅마켓의 매출 신장요인으로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기획상품을 꼽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빅마켓의 강점에 대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대형마트와 달리, 빅마켓은 연회비를 내는 유료 회원을 위해 마진율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매장 인테리어를 최소화해 매장집기와 상품 진열도 물류창고처럼 팔레트 집기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스 단위로 진열하는 인력비용과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을 줄여 상품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매 상품 전략은 '압축형'을 택했다. 상품군 내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3000여개 상품을 선보이고, 대용량 기획과 대량 매입으로 회원 구매 비용을 줄이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캐나다 구스와 몽클레어 같은 명품 브랜드와 의류, 시계, 가방 등의 가격도 낮춰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빅마켓 병행수입 상품 준비를 위해 10여개 글로벌 홀세일러들과 직접 거래하고 있다. 롯데마트 로스엔젤레스(LA) 소싱 사무소를 통해 홀세일러와 지속적으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홀세일러-해외 현지 에이전트-국내 에이전트-대형마트 등의 단계를 거치던 기존 방식을 탈피한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 같은 병행수입 유통 구조를 통해 최소 10% 이상의 중간 에이전트 마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결합?
2015년 6월 문을 연 이마트 타운(EMART TOWN) 킨텍스점은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를 국내 최초로 같은 건물에 입점시킨 매장이다.
이마트의 역량을 집중시킨 이곳은 지하 3층~지상2층 규모로, 연면적 3만평(10만㎡) 부지에 이마트가 6000평, 트레이더스가 3000평을 차지한다.
전문매장인 더라이프, 일렉트로마트, 피코크키친, F&B, 각종 서비스 MD까지 총망라한 초대형 종합유통문화 체험공간으로 총 투자비만 2500억원에 달한다.
이마트의 이같은 실험은 획일화된 기존 오프라인 할인점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해진 소비 욕구와 문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다.
2015년~2016년 매출 2535억원, 구매 고객 435만명을 기록해, 쇼핑 명소로 자리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이마트 측은 그동안 우리나라 대형마트가 가지고 있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한 점을 성과로 꼽는다.
이마트 타운에서 물건을 고르는 고객들./이마트
기존 점포는 반경 3㎞ 이내 지역이 핵심 상권으로 점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반경 5㎞는 전략 상권에 해당돼 20~25% 정도의 매출 비중을 가진다. 이 범위를 넘어서면 광역상권으로 분류된다. 10㎞를 넘을 경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밑으로 떨어진다.
그에 반해 2015~2016년 이마트 타운을 찾은 고객 가운데 20㎞ 이상 원거리 방문객 비중은 38%에 이른다.
일렉트로마트 같은 전문매장 효과로 지난해 30대 고객 비중이 39%를 차지하는 등 젊은 고객 비중도 늘고 있다. 이는 기존 이마트 점포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동네상권'으로, 성장을 위해 상권을 넓히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며 "하지만 일렉트로마트와 더 라이프 같은 전문 매장은 물론, 다양한 테넌트 등을 앞세워 '복합 유통 문화 공간'을 표방해 그간의 한계를 깨고 광역상권으로의 확장을 가능케 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 타운 개점 당시 일산 동구와 서구에 한정됐던 핵심상권을 덕양구와 파주, 김포시 일부까지 확대했고, 전략 상권 역시 서울 은평구와 마포구, 강서구, 은평구까지 넓혔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