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차내 혼잡도 안내서비스'를 표시 중인 정류장/서울시
지난달 22일부터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에 버스 노선별로 여유·보통·혼잡이 표시됐다. 차내 승객 밀도 정보를 사전에 알려줘 만원버스를 피할 수 있는 '버스 차내 혼잡도 안내서비스'다. 다만 직접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이 서비스에 의문을 표했다.
지난 7일 오후 6시 광화문에서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김한규(31)씨는 "사람들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는 정말 무의미한 서비스"라며 "버스가 오기 직전만 해도 여유로 표시되다가 타고나면 결국 혼잡한 만원버스가 돼버린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이 김씨의 말처럼 혼잡도 안내서비스는 배차 간격이 길거나, 인기 노선에 대해서는 시민들에 의도와 달리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들어 7018번 버스의 경우가 그렇다. 시점인 무교동은 상대적으로 승차하는 승객이 적어 비어있는 상태로 운행을 시작하지만 다음 정류장인 광화문에서 승객들이 대거 탑승하기 때문이다. 광화문에서 여유로 표기된 버스를 보고 기다리지만 정작 혼잡 버스를 타는 것이다.
또 다른 시민은 "출퇴근 시간에는 이 차도 혼잡, 다음 차도 혼잡이고 낮에는 모든 버스가 여유버스"라며 "너무나 당연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여기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가 언급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혼잡 등에 취약한 교통약자와 고령층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채 한 달이 안 된 신생 서비스라 불만사항이 많지만 시민들의 피드백을 검토해 개선해가겠다"면서 "서비스를 통해 누적되는 혼잡도 정보도 분석해 혼잡구간 증차 등 추후 교통 정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시는 버스 혼잡도 안내서비스로 부터 수집된 '혼잡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 교통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짧은 구간을 반복 운행하는 '다람쥐 버스'를 선보였다. 다람쥐 버스는 버스 노선 대부분이 특정 시간 일부 구간에서 승객들이 몰리는 점을 고려한 '수요대응형 버스'다.
서울시는 현재 다람쥐 버스 시범운행을 통해 버스 혼잡도 감소 여부와 시민 반응을 점검한 후 다람쥐 버스 적용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