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지면 온갖 나무는 푸른 잎사귀들을 키워낸다. 산은 시간이 갈수록 푸르게 푸르게 물들어간다. 푸른 숲의 계절이 되는 것이다. 신록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사람들은 몸의 휴식이나 마음의 휴식이 필요할 때 자연을 찾는다. 캠핑이 유행하는 건 숲을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상담을 오던 사람 중에 심장병을 앓던 분이 있었다. 번잡한 도시가 싫어서 교외로 집을 옮겼는데 창문을 열면 뒷산이 보인다고 한다. 창문으로 뒷산의 푸른 숲을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병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더란다. 그건 것이 자연의 치유력이다. 이렇게 좋은 신록을 찾아 사람들은 주말만 되면 도시를 벗어난다. 마치 탈출하는 것처럼 도시를 벗어나 숲으로 간다. 편안함 신선함 상쾌함 쾌적함 바로 휴식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좋은 숲을 찾아가는 길이지만 사실 가는 것도 쉽지는 않다. 몇 시간씩 달려야 하고 아주 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려야 한다. 오며가며 진이 빠져서 더 피곤해지기도 한다. 그렇게 먼 길을 가지 않아도 되고 왔다 갔다 하는 길이 힘들지도 않고 숲이 좋아서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 그곳은 필자가 주석하고 있는 월광사이다. 북쪽의 서울시 경계를 벗어났나 싶으면 나타나는 곳이 서오릉이다. 서오릉은 조선왕릉의 하나이다. 숙종의 능인 명릉이 있고 경릉 창릉 익릉 홍릉이 있어서 서오릉이라고 한다. 이 곳에 들어서면 도시가 순식간에 사라진 느낌이 든다. 자연의 공간으로 순식간에 들어서는 것이다. 서오릉건너 월광사가 있는 지역은 풍수로 보아 명당자리에 속한다. 월광사는 정남방향에 높지 않은 동산이 보기 좋게 자리하고 다른 방향은 야트막하게 트여 있다. 아늑하고 편안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꿩이 아기 새들을 품고 있는 포란의 새둥지처럼 포근한 느낌이 든다. 월광사를 찾는 사람들은 우선 서울 경계선에 이렇게 자연속의 작은 절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시설은 고찰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월광사를 자주 찾는 사람들이 또 놀라는 것은 기도가 잘 되고 효험이 좋다는 것이다. 사업을 하다 곤경에 처한 사람 아들의 성적문제로 고민이 많은 사람 인생의 명운을 건 시험을 앞둔 사람 각자의 사연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기도를 위해 찾는다. 기도를 마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몸도 기운을 얻는다. 그런 기운들이 기도의 결과를 좋게 만든다. 아무리 조용한 시골이고 숲이 무성하다고 해도 왠지 불편하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곳이 있다. 월광사는 풍수지리적인 장점 때문인지 들어서는 순간 오랫동안 지내던 고향동네 처럼 편안하다. 피곤하고 힘들 때면 때때로 월광사에 들러 부처님에게 기도를 드리며 마음의 위안까지 얻으면 그 기쁨은 몇 배의 크기로 커질 것이다./김상회역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