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이 31일 진통끝에 통과됐지만, 자유한국당이 표결에 반발하고 여야정 협의체 불참을 선언해 문재인 정부의 '협치 험로'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당은 새 정부 첫 총리에 한껏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제1야당이 완강한 입장을 보여 얼어붙은 여야정 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만난 이낙연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추 대표는 "역대 총리들께서 인준까지 평균 30일 이상 걸린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빨리 인준을 받으신 것"이라며 "그만큼 국민들께서 총리의 도덕성과 국정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결과"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첫 일성으로 민생과 행정에 최종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하셨으니, 그대로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인사청문 과정에서 나온 야당과의 협치와 소통 요구에도 눈과 귀를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 총리는 당정관계가 중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전하며 문 대통령이 강조한 '책임 총리' 기조를 강조했다.
이 총리는 전날 총리 임명장 수여 후 문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이 보장된 현장 총리의 역할 ▲야당과의 협력 ▲중앙과 지방의 소통을 통한 분권 모색을 이야기했다고 밝히며 협치를 다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 총리의 방문 요청을 거절하고 매주 월요일 열리던 4당 원내대표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의 반대와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한 해명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이 총리 인준을 강행한 데 대해 유감을 드러냈다.
정 권한대행은 "이 문제는 국회의 고유권한인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라면 여야 협치의 정신에서 대통령이 제안했던 여야정 협의체 구성도 무의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야가 주체가 되고 국회가 주도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정 권한대행은 국정현안 해결에 협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정부 여당의 독단과 국회 무력화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제1야당으로서 정부여당의 들러리 또는 2중대 역할을 결코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며 야당의 견제 역할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밖에도 일자리를 위한 추경은 발상 자체가 옳지 못하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열리지 않은 점을 근거로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의 방문 요청에 대해서는 "진정성 없는 언론 사진찍기용 회동에는 응할 수 없다"며 "진정성 없는 협치와 소통의 공허한 노래 소리가 대단히 안타깝다"고 말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