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금융위원회 정은보 부위원장, SGI서울보증 김상택 일시대표이사, Sh수협은행 권재철 수석부행장, BNK금융그룹 박재경 직무대행./각 사
금융위원회, SGI서울보증보험, BNK금융, 수협은행 '리더 공백'…운영 타격 입을까 우려도
새 정부 출범 20일, 여전히 금융권의 공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부 금융사들은 각각의 이해관계와 내부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부대표체제 또는 직무대행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를 이끌어나가야 할 리더가 부재한 만큼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경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월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SGI서울보증, BNK금융그룹 및 부산은행, 수협은행은 현재 CEO(최고경영자) 자리가 공석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제19대 대선 전날인 지난 8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새 위원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정은보 부위원장이 금융위를 이끌고 있다.
지난 21일 경제부총리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내정된 이후 금융위원장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하마평만 무성할 뿐이다. 특히 금융위원장은 국무총리 제청을 받아 임명하는 수순이어서 총리 인준안 통과 이후 임명될 예정이다.
위원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가계부채 관리, 기업 구조조정, 서민금융 정책 등의 현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맞춰 정책의 틀을 짜야 하는데 위원장 없는 상태다.
SGI서울보증보험은 3개월째 대표석이 비어 있다. 지난 3월 최종구 전 사장이 수출입은행 행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아직까지 사장 추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도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새 사장 선임이 늦어질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사잇돌대출 등 각종 사업 진행이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보증은 외환위기 당시 11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지분 94%)로 있는 만큼 정부의 입김이 강하다. 전임 사장 6명 중 4명이 기획재정부 등 관료 출신인 이유다. 현재는 김상택 전무가 일시대표이사로서 일하고 있다.
Sh수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수협은행은 지난달 12일 이원태 전 은행장의 임기 만료 이후 두 달이 넘도록 CEO 자리가 공석이다.
앞서 수협은행은 이 전 행장의 임기 만료에 앞서 행장 후보 공모를 진행했으나,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 내 정부 측 위원과 수협중앙회 측 위원 간 파열음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수협은행은 정만화 비상임이사를 은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가 새 정부에서도 행추위 일정이 잡히지 않자, 일시대표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직무 대행에서는 주요 경영 활동에서 일정 부분 제약을 받기 때문. 수협은행은 현재 권재철 수석부행장을 일시대표이사로 법원에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지만 행장 후보 재공모에도 행추위가 거듭 파행되며 수협중앙회로부터 54년 만에 분리 독립하며 외쳤던 '새 출발'이 타격을 입었다.
정치적 견해가 맞물린 이들 금융기관과 달리 BNK금융그룹은 대표이사의 구속으로 CEO 공백 사태를 맞았다.
BNK금융은 성세환 회장의 구속 직후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축해 박재경 BNK금융지주 부사장을 회장 직무대행으로, 빈대인 부행장을 은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아울러 김일수 BNK캐피탈 대표가 성 회장과 함께 구속 기소됨에 따라 BNK캐피탈도 정충교 부사장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이 같은 상황에 BNK금융이 그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해외 진출, 모바일 플랫폼 강화 각종 사업이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