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거리' 등 서울 13곳 침체된 대학가, 대학이 직접 살린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서울대 인근 녹두거리는 심야까지 학생들과 고시생들로 인해 불야성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사법시험 제도의 변화로 고시생들이 떠나기 시작하며 침체되기 시작, 언제부턴가 과거의 활기찬 모습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서울대는 지난해말 '서울대 스타트업캠퍼스, 녹두.zip'을 조성해 녹두거리를 살리겠다며 서울시의 '창조경제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에 응모했다. 반 년이 지난 5월 15일 서울시는 본격적인 사업 개시를 알렸다.
이날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이달 시작되는 캠퍼스타운 사업은 1단계 사업으로 서울 시내 13개 대학가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대학가마다 다른 특성을 감안해 사업의 형태는 다르다. 서울대의 '녹두.zip'은 상권활성화 사업에 속한다. 경희대의 '회기동 골목상권 활성화 프로젝트', 동양미래대의 'Re.Start.Guro', 인덕대의 '청년창업거리 1·7·3 프로젝트' 등도 마찬가지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까닭에 가장 많은 것은 창업육성 사업이다. 광운대, 동국대, 성공회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홍익대는 학교마다의 강점을 살려 인근 대학가를 창업의 요람으로 만들 계획이다. 광운대의 경우 IT, 동국대의 영상·한류, 홍익대의 디자인과 같은 식이다. 서울여자간호대는 대학지역상생 사업으로 '지역밀착형 웰에이징 프로젝트'를, KC대는 '창의인재육성 사업'을 벌인다. 한성대는 청년예술인에게 주거를 지원하는 주거안정 사업을 벌인다.
1단계 사업은 '프로그램형'으로 불린다. 대학이 프로그램을 주도하되 자치구가 돕고, 서울시가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서 붙인 이름이다. 서울시는 1단계 13곳에서 성공모델을 만들어 서울 52개 전 대학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1단계 사업에는 대학당 최대 3년간 6억~30억원을 지원한다. 올해만 대학별로 1억~4억 원, 총 36억원을 지원한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각 대학에서 사업 참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대학이 캠퍼스 담장을 넘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다른 대학으로도 확산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