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2017년 1분기 손익실적(연결기준)./우리은행
'민선 1호'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출발부터 기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300% 이상 증가한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했다. 이 행장의 '철저한 뒷문잠그기'와 디지털 금융 추진, 점포·인력 축소 정책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연임에 성공해 민영화 후 첫 행장으로서 임기를 이어가는 이 행장의 첫 성적표가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은행은 2017년 1분기 순이익 6375억원을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순익은 전 분기 대비 310.3%(4821억원), 전년 동기 대비 43.8%(1942억원) 증가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적정 수준으로 자산이 증가하면서도 철저한 뒷문잠그기를 통해 대손비용이 크게 감소했고, 비이자이익은 대폭 증가하고 점포와 인력 축소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며 순익 증가의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도 전분기 대비 7bp(1bp=0.01%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1분기 중 중국 화푸관련 대출채권매각익 1706억원(세전)을 제외한 수치다.
아울러 ELT·펀드·방카·외환관련 실적도 개선돼 5000억원 이상의 경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수익창출 능력이 근본적으로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올 상반기 중에 1조원 이상의 순이익 실현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산건전성 측면에선 3월 말 현재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0.85%로 전분기 대비 0.13%포인트 개선됐다. SPP조선·대선조선·STX조선 등 조선 3사를 제외할 경우엔 NPL 비율 0.79%, 명목연체율 0.45%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보통주자본비율은 10.7%를 달성해 오는 2019년에 적용될 예정인 바젤Ⅲ 최고 가이드라인 10.5%를 초과했다.
우리은행 개별기준으로 산출한 순이익은 6057억원이며, 계열사별 2017년 1분기 순이익은 우리카드 293억원, 우리종합금융 42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광구 은행장이 민선 1기로 선임되면서 경영안정성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이러한 실적 개선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민영화 원년인 올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친화적 배당정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우리은행 주가는 깜작실적 소식에 힘입어 장중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