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불기소 처분으로 받으면서 향후 경영행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최 회장의 출국금지가 조만간 해제되면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사업 점검 등 그동안 산적한 글로벌 현안들을 직접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재계와 검찰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면서 최태원 회장은 기소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최 회장에 뇌물공여 혐의 적용 여부에 대해 막판까지 고심한 검찰은 결국 혐의점을 찾지 못해 불기소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SK는 일방적으로 돈을 달라는 요구만 받았을 뿐, 금전을 지급한 사실이 없어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며 "법률상 뇌물 요구의 상대방은 처벌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불기소 처분에 대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소명해왔던 의혹들이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향후 기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최 회장을 무혐의 불기소 처분함에 따라 조만간 출국금지도 풀릴 예정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 뇌물죄 성립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최 회장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고, 이후 사건을 이첩 받은 특수본도 이를 계속 연장해왔다.
이로 인해 최 회장의 발이 4개월 넘게 국내에 묶이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은 물론 경영활동 전반에 제약을 받아왔다.
재계는 최 회장의 출국금지가 해제되면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사업부 인수를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약 18%의 점유율을 확보한 도시바를 인수하게 되면 2위로 급부상하게 된다. 반도체 시장 부동의 1위 삼성전자와도 대등한 승부를 겨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다.
지난달 진행된 도시바메모리 1차 입찰에는 총 10여사가 참여했고 SK하이닉스를 포함한 4개사가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도시바와 관련해 "본입찰에서는 달라질 것"이라며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점에서 본입찰에서는 도시바측에 새로운 제의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최 회장은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는 중국 사업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그간 '차이나 인사이드' 전략을 통해 중국 사업에 공들여왔다. 그러나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해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중국 사업에서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추진키로 했던 중국 현지 자동차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은 틀어진데다 중국 석유회사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도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다.
결국 중국 정계에 탄탄한 인맥을 갖고 있는 최 회장이 직접 나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SK의 투자 계획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그룹은 올해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16개 주력 계열사들이 총 17조원을 투자하고, 8200명을 채용하는 안을 발표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출국금지 족쇄로 SK그룹은 그간 대내외 현안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출금금지가 해제되면 최 회장은 견실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현안들을 해결하며 공격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